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일본을 떠나기 전 일본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3국 협력을 또 다시 압박했다.

17일 오전 블링컨 장관은 일본 민영 방송 뉴스 네트워크인 NN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와 관련해 "동맹국들 간의 관계 활성화에도 깊이 관여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일 양국이 역사 문제에 대처하면서도 협력하는 것은 큰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NNN 측이 '사상 최악'으로 치달은 한일 관계로 한미일 3국 협력이 제대로 기능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묻자 블링컨 장관은 이와 같이 답하면서 "(3국 협력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또 그렇게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미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미일 양국 모두에서 추진해나가야 한다"면서 "미일 양국의 (공동) 발전으로 민주주의야말로 '최선의 길'이라는 사실을 세계에 보여주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취임 당시부터 천명한 중국을 위시한 권위주의 정체와의 '체제 경쟁'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은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해 민주주의와 인권, 동맹과 파트너십 등의 다자주의 협력의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민주주의 체제의 우위를 증명하겠다는 방침을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블링컨 장관은 미국과 일본이 함께 협력해 중국의 위협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과 중국이 영토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를 비롯한 대만 근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억압적인 행위에 깊이 우려한다고 전날 회담 성명에 이어 재차 지적했으며 오는 18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회담을 언급하며 "이와 같은 우려를 명확하게 전달할 기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도 밝혔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양국의 협력에 있어서 "일본이 안보 분야에 있어 방위비와 같은 비용 투자뿐 아니라 향후 인적 자원에 투자를 늘려 인적 부문에서도 공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내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대한 미국의 참가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신장 지역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탄압 문제와 홍콩 문제를 비롯한 인권 침해 개선 정도를 파악하고 판단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에서 블링컨 장관은 일본인 납북 문제를 비롯한 대북 문제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그는 일본인 납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상징인 블루리본 배지를 착용하고 인터뷰에 응했는데, 전날 회담 이후 회견에서도 언급했던 '납북자 가족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던 일'을 재차 언급하며 "매우 강력하고 감동적이었다"면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우리는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밤 일본 도쿄에 도착한 블링컨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전날 오후 미일 안전보장위원회 2+2 회담을 진행한 후, 같은 날 저녁에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예방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튿날인 17일 오전 10시5분 진행한 NNN과의 해당 인터뷰 일정을 마지막으로 일본을 떠났으며, 이후 우리나라에 입국한 그는 이날 오후 6시30분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