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낙태후유증 치료 요양급여 청구는 불법"

2021-03-16 16:47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사진=연합뉴스]


낙태 시술로 인한 후유증 치료를 이유로 건강보험 급여를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6일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 A씨 상고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3년 1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총 67차례에 걸쳐 낙태시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4년 9월부터 약 10개월간 여성 65명을 상대로 낙태 시술 후유증을 치료하면서 '무월경' 등을 병명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에 요양급여를 청구한 혐의도 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낙태 시술을 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요양급여로 한 건 시술 뒤 나타난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급여 청구 자체는 사기 고의성이 없었다는 취지다.

1심은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기 전 낙태죄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업무상 승낙 낙태 혐의는 무죄로 봤지만 사기 혐의는 1심 판단을 유지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A씨가 급여를 청구할 당시 낙태는 불법이어서 범죄 행위를 원인으로 한 병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급여 청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낙태죄 위헌 결정 이후에도 낙태 시술이 곧바로 급여에 포함된 게 아니므로 당시 요양급여 청구도 위법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