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 美에 5조 투자...“바이든 거부권 막기” 의견도

2021-03-12 10:36
"투자 확대로 생산능력 75GWh로 늘릴 것"
GM과의 합작법인 2공장 투자도 상반기 결정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 라인[사진=LG에너지솔루션]


[데일리동방]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 5조원을 투자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에 발맞춘 투자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ITC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간접적으로 견제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12일, 2025년까지 미국에 독자적으로 5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투자를 통해 신규 공장을 건설, 생산능력을 기존 5GWh인 미시간 공장에 더해 총 75GWh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신규 공장 건설로 직접 고용인원 4,000여명, 공장 건설 기간 투입 인력 6,000여명 등 총 1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LG에너지솔루션의 판단이다.

기존 미시간 공장 직원 1,400명과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GM과의 합작법인 직원 1,100명을 합치면, 미국 내 직접 고용 인원은 총 6,5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에 생산하던 전기차·ESS용 파우치 배터리에 더해 최근 급성장 중인 ‘원통형 배터리’ 분야도 신규 진출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번 투자에 대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친환경·그린뉴딜 정책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투자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그린뉴딜 및 친환경 정책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기업 스스로 부지를 확보해 공장을 세우는 그린필드(Green Field)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전기차 시장 대응을 위해 현지 생산을 검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ESS업체와 스타트업 전기차 업체들 대상의 수주 물량도 이미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에 올해 상반기까지 최소 2곳 이상의 공장 후보지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후 사업 적합성 검토와 이사회 의결 과정 등을 거쳐 본격적인 투자를 집행할 방침이다.

R&D부터 제품 개발·생산, 원재료 조달에 이르기는 안정적 공급망을 미국 내에 갖추는 것이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다.

이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협력업체의 동반 진출과 현지화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건설할 신규 공장 모두를 100% 신재생 에너지로만 운영하는 ‘그린 팩토리’로 만들 계획이다. 미시간 배터리 공장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재생 에너지로만 운영되고 있다.

GM과의 합작법인도 올해 상반기 중에 2공장 투자를 결정하기로 했다.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는 현재 내년 가동을 목표로 오하이오주에 35GWh 규모의 1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5년까지 75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 1·2 공장이 완공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능력은 총 140G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이 같은 투자 계획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ITC 판결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막기 위한 견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대 전기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시장 대응과 생산능력 확대는 자연스러운 경영 활동이지만, 일자리에 대해 언급하는 등 투자 설명을 통해 ‘SK의 빈자리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번 투자계획 공개를 통해 최적의 후보지 선정에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미국 시장에서의 배터리 공급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