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美상장] 쿠팡 가치 7배 껑충…손정의·김범석·임직원 '잭팟'

2021-03-11 23:00
소프트뱅크 손정의, 투자 이익 최대 8배
김범석 지분가치 7조원…국내 주식부자 2위
스톡옵션 이득 보는 직원은 한정적일 것

쿠팡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일인 11일 공모가가 희망가 상단을 뚫으면서, 쿠팡 주주들은 '잭팟'을 터뜨렸다.

최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소프트뱅크비전펀드), 창업주 김범석 이사회 의장뿐 아니라 쿠팡 임직원 역시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11일 쿠팡(종목코드:CPNG)은 기업공개(IPO) 대상인 1억3000만주(클래스A 보통주)에 대한 쿠팡의 공모가는 한 주당 35달러(약 3만9896원)로 확정됐다. 

당초 알려진 1억2000만주보다 1000만주 많다. 공모가인 35달러는 쿠팡이 전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자료에서 상향 제시한 공모 희망가격 범위(32∼34달러) 상단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공모가 기준 쿠팡의 기업가치는 630억달러(약 71조8263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 이재용 이어 주식부자 2위 오르나
클래스 A·B 보통주를 모두 고려한 상장 후 지분율은 소프트뱅크 33.1%, 그린옥스 창업주 닐 메타 16.6%, 창업자 김범석 이사회 의장 10.2% 순으로 집계됐다. 전체 클래스 A와 클래스 B 주식을 합한 주식 수는 총 17억670여만주다.

소프트뱅크는 2015년과 2018년 모두 30억달러를 쿠팡에 투자, 지분 33.1%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 투자 당시 쿠팡의 대규모 적자로 인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외신에서는 소프트뱅크의 쿠팡 투자 이익이 최대 8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쿠팡의 비상임이사이자 그린옥스 캐피털의 창립자인 닐 메타는 상장 후 16.6%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그의 지분가치 역시 한국 돈으로 12조원에 육박한다.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60억9300만달러(약 7조원)이다. 김 의장은 일반 주식(클래스 A 보통주)은 없지만, 일반 주식의 29배에 해당하는 차등의결권을 가진 클래스 B 보통주 100%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 후 76.7%의 의결권을 차지하게 된다. 김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 B 주식은 클래스 A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는 국내 주식부호 순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9조704억원(상속분 미반영)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이 부회장에 이어 2위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4조9457억원)과 3위 김범수 카카오 의장(4조8065억원)을 앞서는 규모다.

김범석 쿠팡 대표(오른쪽)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가 투자 결정 이후 2018년 11월 21일 도쿄 소프트뱅크 그룹 본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쿠팡 제공]

스톡옵션 '잭팟' 직원은 한정적일 듯
쿠팡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청 서류에 따르면 쿠팡의 스톡옵션 주식 수는 6570만3982주다. 평균 행사가는 1.95달러(한화 약 2200원)다. 스톡옵션은 회사 주식을 시가와 상관없이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한으로, 스톡옵션 행사 시 임직원은 상당한 이득을 거둘 수 있게 된다.

쿠팡은 직원들을 채용하면서 스톡옵션을 조건으로 내걸거나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스톡옵션과 현금 중에 선택하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영입된 우버 출신의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의 경우 2744만달러 규모 스톡옵션을 받았다.

그러나 쿠팡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상장으로 큰 이익을 얻는 직원 수는 일부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쿠팡 창립 초창기 입사한 직원들은 평균 행사가보다 낮은 가격의 스톡옵션을 상당수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당시 직원들 중 회사에 남은 인원은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입사자들은 부여받은 주식이 많지 않다. 성과급 지급 당시 스톡옵션 대신 현금을 택한 이도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은 이달 5일 기준 쿠팡과 자회사에 재직 중인 쿠팡 배송직원(쿠팡직원)과 물류센터 상시직 직원, 레벨 1∼3의 정규직·계약직 직원 중 그동안 주식을 부여받은 적이 없는 직원을 대상으로 1인당 200만원 상당 주식을 나눠줄 계획이다.

이들 또한 주는 주식은 받은 날로부터 1년을 근무하면 50%, 2년을 근무하면 나머지 50%를 주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라 당장 수익을 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