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자’자 항렬→‘본’자로 3세 경영 속도...“신사업 투자가 관건”

2021-03-10 05:10
예스코홀딩스·LS엠트론·E1 등 작년 실적 부진 난제...'젊은 피' 역할론 중요

재계 순위 16위의 LS그룹이 오너 3세로 경영승계를 본격화 하고 있지만, 각 계열사별 미비한 실적이 난제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최근 한국무역협회 회장직에 오르면서 그룹 경영일선에서 퇴진이 확정적이다. 이후 LS그룹 총수는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물려받을 예정이다.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은 차기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사진=LS그룹 제공]



LS그룹은 10년 주기로 사촌들이 아버지 대(代) 형제 순서대로 총수 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2003년 출범한 LS그룹은 고(故) 구태회 창업주의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LS 회장직을 맡았다. 뒤이어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회장이 2013년부터 ㈜LS 회장을 맡아 그룹을 이끌어왔다. 이번에 구자열 회장이 상근직에 가까운 무협 회장직을 맡으면서, 구자은 회장의 총수 취임은 이르면 올해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동시에 올해부터 LS그룹 각 계열사에 포진한 오너 3세들의 경영 능력도 주목받고 있다. LS그룹은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발전을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역할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이를 의식한듯  구자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현경장(解弦更張 : 거문고 줄을 바꿔 맨다)’을 강조하며, 세대교체와 혁신을 강조했다.

실제로 예스코홀딩스, LS엠트론, E1 등 LS그룹 핵심 계열사에는 오너 일가 3세인 구본혁 사장, 구본규 부사장, 구동휘 전무가 각각 포진해 주요 사업을 이끌고 있다.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사장과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각 회사 최고경영자(CEO)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구동휘 E1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도 오는 30일 열리는 LS네트웍스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임명될 예정이다.

 

(왼쪽부터)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구본규 LS엠트론 대표이사 부사장, 구동휘 E1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 [사진=LS그룹 제공]


문제는 이들 회사들의 올해 성장 전망이 그닥 밝지 않다는 점이다. 재계에서는 신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출생인 오너가 3세의 '젊은피'를 수혈한 LS그룹이 어떤 복안을 내놓느냐에 따라 그룹 전체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뜻이다.

아쉬운 대목은 이들 3개 회사의 작년 실적이 모두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예스코홀딩스는 2020년 연결기준 매출은 1.3%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이 54.3%나 줄었다. LS엠트론도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을 내며 2018년 이후 3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져있다. E1도 2020년 코로나19로 액화석유가스(LPG)사업이 녹록치 않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14.8%, 62.8% 급감했다.

LS그룹의 강점은 전선과 전력 인프라 등 사업 등에 있어서 견고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 하지만 변동성이 낮은 반면 보수적인 사업으로 인해 성장성이 둔화된 상황이다. 

이에 LS그룹은 작년부터 태양광 사업과 에너지저장장치(ESS)시스템, 스마트그리드, 전기차 부품 등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신사업 진출을 통한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E1은 LNG와 도시가스 분야에서 주력해온 기반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투자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자열 회장이 무협 회장으로 외연을 넓힌 가운데 바통을 이어받을 구자은 회장와 더불어 3세들이 제 역할을 얼마나 할 지에 따라, 올 한해 LS그룹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며 "친환경 기조 속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혁신과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특히 관건"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