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윤씨가 대표·집성촌에 공장… 윤석열 대세론에 테마주도 ‘점입가경’

2021-03-10 00:00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1.03.04[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 상승에 관련 정치 테마주들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최근에는 터무니없는 인맥관련주들도 널뛰기 행보를 나타내고 있어 피해가 더욱 확대될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이크래프트는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29.99%)까지 오른 5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7.68%가 상승한 데 이어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오면서 주가도 6000원 돌파를 눈앞에 둔 상태다.

아이크래프트는 사외이사가 윤 전 총장의 서울대 법대 동창이자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이유에서 윤 전 총장 관련주로 분류됐다.

이날 모베이스도 3.63% 오른 4570원에 장을 마쳤다. 모베이스는 자회사인 모베이스전자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 회사가 사명을 바꾸기 전 서연전자였다. 윤석열 테마 대장주인 서연과 연관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테마주로 편입된 계기가 됐다. 다만 이날 모베이스전자는 0.94% 하락한 3175원으로 마감하며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대표이사나 사외이사가 서울대 법대 출신 동문이라는 이유로 급등락을 거듭해온 서연과 서연이화는 각각 6.47%, 5.61% 하락했다. 서연은 전날 7.96% 올랐으나 하락 전환했으며 서연이화도 전날 7.95% 상승했으나 하락 반전하며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변동성 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신원종합개발도 대표이사와 사외이사가 서울대 법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윤석열 관련주로 묶였다. 전날 18.99% 급등했으나 이날 8.19% 하락하며 부진했다.

윤석열 테마의 가장 큰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웅진부터 살펴보자. 웅진은 전 거래일 대비 6.74% 오른 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 14.16% 상승한 데 이어 5일과 8일에도 각각 9.60%와 29.93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이어오고 있다. 웅진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온 배경은 윤석금 웅진 회장이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NE능률도 지난 4일 상한가를 기록한 뒤 2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이날 주가는 4.13% 오른 7820원으로 마감했다. NE능률은 최대주주가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 종친회 소속이라는 소문이 주가급등으로 연결됐다.

회사는 지난 8일 한국거래소의 현저한 시황변동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과거 및 현재 NE능률의 사업과 윤 전 총장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린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시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는 이상행보를 나타냈다.

진바이오텍은 한술 더 뜬다. 진바이오텍의 본사 위치는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해당 지역에 파평 윤씨 집성촌이 형성돼 있다는 게 상승 배경이었다. 지난 8일 진바이오텍 주가는 17.42%가 급등한 바 있으며 이날도 1.50% 오르며 609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미 투자자들도 일부 종목들에 대해 “가도 너무 나갔다”는 반응 일색이다. 관련 기업들은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가 나오기 전까지 침묵하고 있다. 소문을 적극 부인할 경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투자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업무계획을 통해 이상 급등 테마주 및 대선 등 정치 테마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고 밝힌 상태다. 또 이런 테마주들의 경우 주식리딩방 등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주장으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금감원은 이 같은 불법행위에 대한 점검과 검찰과 경찰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테마주 주가는 변동성이 커 도박판과 다름없다”면서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큰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