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의 밤' '서복'도 OTT로…기대작 행보에 엇갈리는 반응

2021-03-05 00:00

4월 OTT에서 공개되는 영화들 [사진=각 영화 포스터]


영화 '낙원의 밤' '서복'이 OTT 공개를 결정했다. '사냥의 시간' '콜' '차인표' '승리호'에 이어 '낙원의 밤' '서복'도 극장 개봉을 포기, OTT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영화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은 일찍이 충무로 기대작으로 꼽히던 작품이다. '신세계' '브이아이피' '마녀' 등에서 강렬한 이야기와 탁월한 액션으로 누아르 장르의 새 역사를 쓴 박훈정 감독의 신작이자 영화 '밀정' '안시성' 엄태구, '죄 많은 소녀' 전여빈, '하이힐' '독전' 차승원 등 배우들이 출연해 영화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낙원의 밤'은 지난해 9월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화제를 모았던 바.

당시 알베르토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 "몇 년간 한국 영화계에서 나온 가장 뛰어난 갱스터 영화 중 하나"라고 극찬했고, 해외 매체 역시 "박훈정 감독의 피 튀기는 범죄 스릴러. 낮게 연주하다가 갑자기 볼륨을 크게 높이는 록밴드처럼 다이내믹한 역동성을 강하게 보여준다", "스타일리시하고 예측불허한 범죄 드라마. 좋은 구성, 재미있는 캐릭터들, 그리고 흥미진진한 액션이 균형 있게 배열되어 있다"라는 등 호평을 쏟아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낙원의 밤'도 넷플릭스 공개를 결정했다.

'낙원의 밤' 측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 시청자들을 만나게 된 만큼, 한국형 누아르의 장르적 미학과 우수성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4월 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할 예정이다.

영화 '서복'(감독 이용주)도 4월 15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관객과 만난다. CJ ENM 자사 OTT인 티빙을 통해서다.

CJ ENM 영화사업본부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의 시각과 니즈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복' 역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해 티빙에서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이한 점은 티빙뿐 아니라 극장에서도 동시에 개봉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CJ ENM 측은 "관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고 개봉작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극장과도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티빙 측 또한 "'서복'은 티빙 사용자들에게 특화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 다양한 장르에 걸쳐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화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 분)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공유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은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 역으로, 박보검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 역으로 분해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

앞서 '서복'은 지난해 12월 개봉을 결정, 홍보 및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개봉을 미루게 됐다. '서복'의 제작비는 160억원. 누적관객수 400만명을 넘겨야 손익분기점을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극장가 분위기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1월 개봉해 현재까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애니메이션 '소울'마저도 200만명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낙원의 밤' '서복' OTT 개봉을 두고 극장과 투자 배급사 간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극장 측은 "배급사 측이 콘텐츠의 힘을 믿고 기대작들이 용기를 내주길" 바라고, 제작·배급사들은 "투자금이라도 회수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냥의 시간' '콜' '승리호' 등에 이어 '낙원의 밤' '서복' OTT 공개가 상생의 길을 열지, 영화 산업의 위기를 낳을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