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의 베트남 인(人)]]신동민 나노젠 최고재무책임자(CFO)
2021-02-25 18:47
“나노젠, 임상 2상 이달 26일부터 시작...예정보다 2달 앞당겨져”
“2상 이후 항체형성 확인되면 베트남 정부 긴급 사용승인 의사 밝혀”
“최종 3상 완료는 11~12월 예정...예방률 90% 이상 목표”
“나노젠 연구원들 자체 백신개발 성공가능성에 큰 자부심 느낀다”
“2상 이후 항체형성 확인되면 베트남 정부 긴급 사용승인 의사 밝혀”
“최종 3상 완료는 11~12월 예정...예방률 90% 이상 목표”
“나노젠 연구원들 자체 백신개발 성공가능성에 큰 자부심 느낀다”
베트남에서 재차 발생한 코로나19의 지역감염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달 27일, 베트남 북부 하이즈엉성과 꽝닌성에서 84명의 지역사회 감염이 재발한 이후 한 달 사이에만 약 800명이 새롭게 확진 판정을 받아 24일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2400명을 넘어섰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하이즈엉 지역과 하이퐁시에 생활필수시설을 제외한 모든 시설을 폐쇄하는 총리령 16호를 적용 중이다. 또 이달 말부터는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와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등을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베트남 국민들에게 접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은 자체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어찌보면 코로나19백신 불모지나 다름없는 개발도상국에 내놓은 대담한 구상이다. 베트남 정부는 우선적으로 백신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지원할 것이라며, 일부 백신의 효능이 2상에서 검증될 경우 3상 이전이라도 현지 의료진·군인·공안 등에 접종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긴급사용을 승인하겠다고도 밝혔다.
현재 베트남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는 보건부 산하의 바비오텍(VABIOTECH)과 나노젠(Nanogen), 베트남 국립연구소인 IVAC와 POLYVAC 등이 있다. 이중 속도로만 보자면, 베트남 토종 바이오제약사인 나노젠의 나노코박스(Nanocovax)가 개발의 선두에 서 있다.
신동민 CFO는 국내 유수의 증권사에서 20여년간 근무해왔던 증권맨이다. 그는 베트남센터장을 역임한 후 2018년부터 베트남 나노젠에 입성해 현재 재무이사로 관리회계, 재무보고, IR 등 총괄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현재 베트남 내 코로나19 백신개발사에서 근무하는 유일한 한국인 임원이기도 하다. 베트남 백신업계 최일선에 있는 그를 통해 베트남 백신의 개발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신 CFO와의 일문일답.
-나노젠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현재 바이오시밀러 제품(전문의약품)을 생산, 베트남의 국·공립병원에 주로 공급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생물의 세포나 조직 등의 유효물질을 이용하여 제조하는 바이오 오리지널 의약품과 95% 이상의 유효성과 동등성을 갖도록 만든 제품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주사제 형태의 호르몬제나 항암제로, 요즘 유명한 보톡스도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나노젠의 주요제품은 신장질환 치료제와 면역력 회복에 쓰이는 EPO(에리스로포이에틴)이다. 이 제품이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하며 ETC(전문의약품)로 베트남 국공립 병원에 입찰 형태로 공급된다. 이외에도 인터페론, GCSF(과립구집락자극인자, 백혈구 관련 치료제)는 4% 수준이며, 기타 8%는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의 제약시장 규모는 8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53%가 수입제품이다. 나노젠은 이러한 베트남 제약시장에서 수입 바이오신약을 국산화시켜 베트남 국민들에게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나노젠의 백신 개발 진행 상황은.
"나노젠은 지난해 3월에 백신 개발에 돌입했고, 9월에 초기개발을 완료해 연구소 레벨의 실험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거친 후 11월에 동물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 임상을 마쳤다. 베트남 보건부 산하 질병통제백신센터가 당사의 개발과정에 전폭적인 지지를 해준 덕에 신속하게 진행됐다.
이어 12월에는 베트남 보건부에 임상 1상 승인을 마치고 임상 1상에 돌입했다. 1상은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을 확인하는 단계다. 현재 1상이 막 끝났다. 1상에서는 상당히 높은 안전성을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2상은 26일부터 진행되며, 18~65세 560명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며 접종 용량 결정을 위해 50mcg 및 75mcg이 투여된다. 특히 2상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하노이(Military Medical Academy), 호찌민(파스퇴르 연구소) 등 두곳으로 나누어 테스트가 진행된다. 이에 따라 최초 계획은 올 8월에 2상 완료를 예상했지만, 임상장소가 2곳으로 분산돼 이르면 6월에 2상이 완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베트남 정부는 임상 2상이 끝나는 이후 만약 유효성(항체 형성)이 만족할 수준일 경우 항공사 직원, 의료진, 군·경에게 접종이 되는 긴급승인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종 3상은 올 11~12월에 완료한다는 목표다. 임상 3상은 안전성과 효율성을 테스트하는 마지막 단계로, 1만 5000명 이상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임상 3상이 올 연말까지 완료되면 내년부터는 본격 생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노젠 백신의 특징은(예방률, 원리, 가격, 보관, 접종주기 등).
"코로나 백신의 예방률은 임상 3상이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다. 현재 기준으로 나노코박스(NANO COVAX)는 최소 85~90% 예방률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 파스퇴르 연구는 최근 당사 백신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도 상당부분 효과가 있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나노젠의 원리는 현재 3분기에 나올 예정인 미국 노바백스(NOVAVEX)의 백신과 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세포를 이용한 재조합 스파이크 단백질로, 다른 제약사가 개발한 mRNA와는 다른 형태다. 보관은 영상 2~8도에서 가능하다. 때문에 유통도 훨씬 용이하다.
접종 주기는 현재 1년 기준 2회로 예상한다. 다만 접종주기는 모든 임상이 끝난 뒤 용량과 함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전 세계 과학자와 의사들의 의견처럼 코로나19의 항체(형질B세포에서 생산되어 병원성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기능 등을 수행)가 백신접종 이후에 장기적으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독감백신처럼 주기적 접종이 필요하다.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1회 접종에 12만동(약 5달러) 선에서 보건부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자국 백신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기대가 크다. 베트남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방향과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달라.
"베트남 정부는 백신 개발과 임상과정에서 매우 신속한 지원과 대응을 해주고 있다. 다만 신속하면서도 안전한 백신을 만들어야 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이를 총괄하는 베트남 보건부(MOH)는 매우 신중하고 꼼꼼하게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 나노젠 백신은 베트남 내 위험군 환자 부족으로 임상 3상을 해외국가(파키스탄, 미얀마,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브라질)에서 진행하는 것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다. 또한 현재 국제백신연구소, 코박스 퍼실리티와 함께 제3국가 수출 및 협업과 관련해서도 논의 중이다. 기타 납품계약 등 이외 사항은 비밀확약준수 조항이 있어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 바란다.
아울러 이달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등 외국제약사의 백신이 공급된다고 하지만 기본적인 국내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베트남 9700만 인구가 1년에 두번 맞으면 최소 1억9000만개 의 백신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에서 나노젠의 나노코박스는 상당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또 백신이 선진국을 위주로 보급되고 있어서 기타 백신접종이 어려운 많은 국가들에 나노젠 백신이 매우 매력적일 것이다. 3상 이후 나노코박스가 백신으로 최종 승인된다면 베트남 내부 공급과 수출 양산을 위한 전반적 설비 확충도 필요해 보인다.
덧붙여 베트남 나노젠과 관련해 일부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별도로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선 당사는 베트남 증시 상장사가 아니다. 나노젠은 베트남 기업으로 외국인 투자를 받은 비상장 주식회사(JSC)다. 회사는 백신 개발이라는 공공재를 통해 회사의 수익보다는 베트남 국민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안전한 백신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에 둔다는 것을 방침으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