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공들이는 페이스북‧애플…원격협업 분야에선 갈길 멀었다

2021-02-22 15:34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VR원격협업사용경험조사'
"수요발굴, 기능확장, 새로운 협업방식 연구 필요"
구글·페이스북·애플 등 투자…확산여부는 지켜봐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업들이 원격근무·협업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3차원(3D) 공간인 현실의 대면 소통만큼 매끄럽지 못한 2차원(2D) 디스플레이 기반 소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업무현장에 가상현실(VR)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22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VR 원격협업 사용경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VR 기반 원격협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온라인으로 대면효과를 구현하고 가상 화이트보드·포스트잇, 3D 모델, 공간 드로잉을 활용한 시각화와 정보공유를 원활하게 지원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 2016년 5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VR플랫폼 '데이드림'을 내놨다. 페이스북은 2014년 '오큘러스'를 인수하고 VR 기기 신모델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애플도 내년중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시선추적 기능을 갖춘 VR 기기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VR 전략은 개인·가정의 활용에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 기업 수요 발굴과 투자 움직임은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VR·증강현실(AR) 협업플랫폼 기업 '스페이셜(Spatial)'은 코로나19 이후 이용량이 1000% 증가했다. ABI리서치는 VR·AR 등 실감기술을 활용한 '실감협업' 시장이 2019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82.2%씩 커진다고 내다봤다.

다만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환경에서 VR 원격협업이 본격 확산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보고서는 VR 원격협업 서비스의 장점을 얻을 수 있는 산업분야와 업무유형이 구체화돼야 하고, 관련 수요를 발굴해 기술이 개발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널리 쓰는 협업툴과 연계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능 확장 개발도 이뤄져야 한다. VR 공간에서만 가능한 새로운 협업 방식도 논의돼야 한다.

또, VR 원격협업 수요를 파악해 기술개발 지원 과제를 기획하고 결과물의 상용화를 지원해야 하며, 실제 VR 원격협업 서비스의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특화 기능을 제공해 사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VR 기기 착용 시 어지러움 등 불편을 해소하고 업무환경 맞춤·사용자 친화형 입력방식이 개발되도록 지원하는 것도 과제다. 

대국민 VR 사용 경험도 확대돼야 한다. 보고서는 "VR 사용 경험이 많으면 VR 기반 다양한 서비스에 저항감이 낮아지고, 보다 쉽게 사용법을 익힐 수 있을 것"이라며 "사용 경험이 적은 경우 사용법을 익히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일정 시간이 소요되고 서비스 사용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감기술 중 실험 단계인 VR보다 AR 분야 수요 확보에 우선 집중하고 있는 글로벌 IT기업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CES 2020 키노트에서 'AR 글래스' 콘셉트 디자인을 선보이는 등 이 시장에 관심을 보여 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본사 차원에서 AR 글래스 성격의 '홀로렌즈' 기기를 현장근무자용 협업 솔루션과 함께 선보였고 작년말 국내에도 정식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