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의료공백 사망?···故 정유엽 군 아버지 '진상규명 촉구'하며 청와대까지 도보 행진

2021-02-22 14:28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 청와대 도보행진으로 이어져

고(故) 정유엽군 어머니 이지연씨(오른쪽)가 도보 행진 출정식에서 성명서를 낭독 하고 있다.  [사진=김규남 기자]

자식을 잃은 부정(父情)의 억울함이 아버지를 청와대로 향하게 했다.

22일 오전 고(故) 정유엽군의 아버지 정성재씨를 비롯한 유족 및 시민단체는 경북 경산시 백천동 소재 경산 중앙병원 앞에서 청와대까지 도보 행진의 출정식을 가졌다.
 
이날 정성재씨는 도보행진 출정에 앞선 입장을 발표하고 "공공 의료 시스템 붕괴와 정부와 경산시의 대응 능력 부족을 강하게 질타하며 책임 있는 국가 의료 시스템의 정비와 국민의 삶을 살피는 복지 의료 정책의 수립을 촉구헸다.

이어 정군의 어머니 이지연씨는 울면서 성명서를 낭독하며 "제발 우리나라 공공 의료 정책이 바로 서고 진실로 정부가 국민을 위하는 위민(爲民)의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도보 행진을 한 정성재씨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밝혀질 수만 있다면 그 무엇도 불사할 것"이라며 도보 행진을 끝까지 완주할 것을 다짐했다.

정군은 코로나19가 대구·경북을 휩쓴 지난해 봄 전국적으로 마스크 대란이 일자 암 수술을 받은 아버지의 건강이 염려돼 마스크를 구입하고자 비가 오는 날  동네 약국 앞에서 줄을 선 뒤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렸다. 정군은 경산 소재 중앙병원과 대구 대명동 소재 영남대학교 부속병원에서 13차례의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던 중 영남대병원에서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아 치료 중 사망했다,

일부에서는 정군의 경우 국가의 보건의료 체계 불비와 의료 기관들의 소극적인 태도가 사망을 초래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으나, 정군의 죽음과 이 모든 사실들과의 사이에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해 현재는 유야무야되고 있다.

따라서 정군의 유족들과 경산 지역 시민단체들은 정군의 사망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경산 시민은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마음을 무엇으로 위로할 수 있겠는가. 부디 정군의 사인이 밝혀지고 재발을 방지해 다시는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