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수장 연임 순풍] ②지성규 하나은행장 연임 ‘파란불’…조직 안정화 방점

2021-02-18 15:35
차기 회장 후보군서 제외→은행장 연임 '확실시'
함영주 부회장 법률리스크 변수…후계구도 주목

지성규 하나은행장. [사진=하나은행 제공/자료사진]

[데일리동방]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하나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이 '행장 연임'으로 가는 청신호라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추가 연임 뒤에 그려질 후계구도에 주목하고 있다. 차차기 회장 1순위로 거론된 함영주 부회장의 대항마로 지 행장을 지목하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차기 하나금융 회장 최종후보군(숏리스트) 명단에 지 행장이 빠진 것은 "회장에 오르기 위한 필수 코스인 그룹 부회장을 뛰어 넘는 게 무리가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랐다는 해석이다. 현직 김 회장도 부회장을 거쳤고, 함 부회장 역시 은행장을 역임한 직후 부회장에 오른 케이스다.

지 행장은 2년 임기 동안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부문 영업 확대 등의 실적을 인정 받는 분위기로 이번 연임에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함 부회장이 채용비리와 사모펀드 사태 등 각종 법률 리스크를 떠 안은 시점에서 향후 지 행장의 행보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지목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함 부회장의 스탠스다. 현재 그는 채용비리 이슈에 연루돼 하급심이 진행 중인이다. 또한 지난해 대규모 투자 피해 논란을 야기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책임을 물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에 불복해 행정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특히 DLF 사태를 둘러싸고 함 부회장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묶어 소송을 벌여야 하는 처지다.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해 하나금융 내부적으로도 함 부회장이 차기 회장 보다는 차차기 회장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김 회장이 4연임에 성공할 경우 추가 임기가 1년 뿐인 상황에서 함 부회장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벌여야 할 법적 공방 이슈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를 고려할 때 함 부회장을 대체할 수 있는 인물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지 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향후 1년 동안 하나금융이 함 부회장의 법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1956년생의 함 부회장을 7년 후배인 지 행장이 제치기란 역부족일 것이란 의견도 상당수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하나금융은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육성하기 위한 스텝을 밟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장기전으로 펼쳐질 사모펀드 관련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차차기 회장 후보군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