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융위, 금융결제원 두고 신경전 지속
2021-02-17 21:13
한은 "지급결제시스템 관리는 중앙은행 업무"
금융위원회 "권한 침해 아니다" 적극적 해명
금융위원회 "권한 침해 아니다" 적극적 해명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놓고 양측은 해를 넘겨 신경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업체를 통해 이뤄지는 금융거래 지급결제 감독권을 놓고 양측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17일 한은은 입장문을 통해 "전금법 개정안은 명백한 '빅브러더법'"이라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금융위가 사실상 금융결제원을 통해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 업체들의 모든 거래 정보를 별다른 제한 없이 수집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핀테크와 빅테크 업체들은 의무적으로 모든 거래를 전자지급거래청산기관을 통해 처리해야 한다. 금융위는 해당 기관에 대한 허가·감독 권한을 갖게 된다. 문제는 금융결제원이 청산기관의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융결제원의 관할권을 갖고 있는 한은이 발끈하는 까닭이다.
일각에선 2019년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취임 이후 한은과 금융위가 금융결제원을 두고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평가한다. 금융결제원 설립 이후 33년간 줄곧 한은 출신이 차지하던 금융결제원장 자리에 처음으로 금융위 출신인 김 원장이 취임했기 때문이다. 전금법 개정안 이슈에서도 밀리면 금융결제원에 대한 관할권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한은 내부에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금융위가 개인의 거래정보를 과도하게 취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업체들이 고객의 모든 거래정보를 금융결제원에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데, 금융위는 별다른 제한 없이 수집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뿐 아니라 헌법에 근거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도 침해한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전금법 개정안의 필요성에 대해 금융위는 이용자 보호와 거래 투명화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한은은 "가정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모든 가정에 CCTV를 설치해 놓고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조차도 청산기구인 왕롄(網聯)이 내부거래 정보를 수집하지는 않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마윈 전 알리바바그룹 회장에게 알리페이 거래정보를 요구했지만 마윈 전 회장은 이를 끝까지 거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한은은 전금법 개정안과 관련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지급 결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태생적인 업무"라며 "권한의 문제가 아니고, 고유의 기능에 관한 문제이자 책임에 관한 문제"라고 금융위를 직격한 바 있다.
금융위 측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빅테크가 금융결제원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한은의) 업무 영역이 커지는 것"이라며 "한은 권한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고 적극 해명한 바 있다.
양측의 갈등은 장외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전날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개최한 '지급결제제도의 안전성 제고를 위한 한은법 개정 방향' 웹세미나에 민준규 한은 법규제도실장이 참석해 기관의 입장을 피력했다. 금융위는 18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하는 '전금법 개정안 관련 토론회'에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17일 한은은 입장문을 통해 "전금법 개정안은 명백한 '빅브러더법'"이라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금융위가 사실상 금융결제원을 통해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 업체들의 모든 거래 정보를 별다른 제한 없이 수집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핀테크와 빅테크 업체들은 의무적으로 모든 거래를 전자지급거래청산기관을 통해 처리해야 한다. 금융위는 해당 기관에 대한 허가·감독 권한을 갖게 된다. 문제는 금융결제원이 청산기관의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융결제원의 관할권을 갖고 있는 한은이 발끈하는 까닭이다.
일각에선 2019년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취임 이후 한은과 금융위가 금융결제원을 두고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평가한다. 금융결제원 설립 이후 33년간 줄곧 한은 출신이 차지하던 금융결제원장 자리에 처음으로 금융위 출신인 김 원장이 취임했기 때문이다. 전금법 개정안 이슈에서도 밀리면 금융결제원에 대한 관할권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한은 내부에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금융위가 개인의 거래정보를 과도하게 취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업체들이 고객의 모든 거래정보를 금융결제원에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데, 금융위는 별다른 제한 없이 수집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뿐 아니라 헌법에 근거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도 침해한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전금법 개정안의 필요성에 대해 금융위는 이용자 보호와 거래 투명화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한은은 "가정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모든 가정에 CCTV를 설치해 놓고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조차도 청산기구인 왕롄(網聯)이 내부거래 정보를 수집하지는 않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마윈 전 알리바바그룹 회장에게 알리페이 거래정보를 요구했지만 마윈 전 회장은 이를 끝까지 거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한은은 전금법 개정안과 관련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지급 결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태생적인 업무"라며 "권한의 문제가 아니고, 고유의 기능에 관한 문제이자 책임에 관한 문제"라고 금융위를 직격한 바 있다.
금융위 측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빅테크가 금융결제원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한은의) 업무 영역이 커지는 것"이라며 "한은 권한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고 적극 해명한 바 있다.
양측의 갈등은 장외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전날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개최한 '지급결제제도의 안전성 제고를 위한 한은법 개정 방향' 웹세미나에 민준규 한은 법규제도실장이 참석해 기관의 입장을 피력했다. 금융위는 18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하는 '전금법 개정안 관련 토론회'에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