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30억 넣고 입주 3년 기다려? "개포 대장아파트 기대감"

2021-02-16 14:48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112㎡ 6일 35억원에 거래
시세 상승 기대감에 수년 기다려 입주
절세 혜택에도 관심 높아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투시도 [현대건설 제공]


“현금 수십억 원을 넣고 3년간 입주를 기다리는 거예요. 입주권은 대출이 안 나오기 때문에 전액 현금 부담이니 대체로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이들이죠”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아파트 전용면적 112㎡가 이달 6일 35억1538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현재 공사 중으로 이번에 거래된 것은 조합원 입주권이다. 일반분양 분양권은 전매제한에 걸려 있어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하다.

해당 아파트 입주권의 신고가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지난달 9일 25억5903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지금 입주권을 사더라도 실제로 아파트에 들어가 사려면 최소 3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이 아파트의 입주예정월은 2024년 1월이다.

더욱이 입주권은 대출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수십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

A중개업소 대표는 “이달 35억원에 거래된 전용면적 112제곱미터는 추가분담금과 취득세 등을 고려했을 때 최소 현금 33억원이 초기자금으로 들어갔을 것”이라며 “입주권 수요자들은 이른바 A급지로 통하는 강남으로 들어오려는 이들로, 기존에 살던 집을 파는 등 전 재산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지난해 7월 일반분양을 했을 때 ‘강남 로또 아파트’로 주목 받으며 청약 평균 경쟁률이 22.89대 1을 기록했었다. 3.3㎡당 분양가는 평균 4750만원로 전용 59㎡ 분양가는 12억~13억원대, 전용 112㎡ 분양가는 22억~23억원대였다. 당시 인근 신축 단지인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 시세와 비교하면 최소 6억~10억원 이상 시세차익이 났다.

그러나 현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와 래미안 블레스티지 시세는 유사하다. 래미안 블레스티지 등 실제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입주권을 구매하는 이유에 대해 개포동 일대 중개업소 대표들은 “대장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하나는 670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에다가 단지 내 학교가 구비돼 있는 등 인프라 구축이 잘돼 향후 상대적으로 주변 아파트들에 비해 시세가 많이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하나는 세금 때문이다.

조합원 입주권이란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획득한 시점을 기준으로 기존 주택이 철거되고 토지만 남게됐을 때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지위로 변한 것이다.

입주권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농지, 임야 등과 같이 분리과세 대상이 돼 종합부동산세에서 제외되고 매우 낮은 세율의 재산세만 부과가 된다.

중개업소 대표는 “세금을 대폭 줄일 수 있어서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현금부자들의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