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제주항공도 '휘청'...LCC 지난해 줄줄이 최악 실적

2021-02-16 06:00
제주항공 지난해 영업손실 3358억원
진에어·에어부산도 적자 2000억원 달해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코로나19 여파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난해 줄줄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3000억원을 넘어섰고, 진에어, 에어부산 등도 20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LCC의 경우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화물 매출이 미미한 만큼, 여객 매출 타격이 고스란히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33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29억원) 대비 약 10배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은 3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72.8% 줄었다. 코로나19로 여객수요가 대폭 감소했고, 일부 국내선 운영마저 LCC 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제주항공은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기단규모를 축소·재조정하고,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진에어도 지난해 18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019년 488억원에서 4배 가까이 늘었다. 매출은 2718억원으로 2019년(9102억원) 대비 70.1% 줄었다. 진에어는 코로나19로 국제선이 마비되자 대구·울산·포항·군산·원주·여수 공항 등에 신규취항해 국내선을 집중 확대했지만, 여객수요를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같은 기간 에어부산 역시 영업손실 1970억원을 기록해 2019년(-378억원)보다 약 5배 영업적자가 커졌다. 매출은 1894억원으로 2019년(6332억원)보다 70.1% 감소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138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191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한 이스타항공은 존폐기로에 서 있다. 재매각에도 실패하면서 지난 1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의 신생 LCC도 코로나19에 따른 직격탄으로 본격적인 영업 전부터 적자를 쌓고 있는 상황이다.

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운송을 앞세워 어느 정도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과 달리 LCC는 대부분 매출의 90% 이상을 여객 수송에 집중하고 있어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항공 여객은 2019년(1억2337만명)보다 68.1% 감소한 3940만명에 그쳤다. 이는 2000년(4197만명) 이후 최저 실적으로, 항공 여객이 4000만명 이하를 기록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직후인 1998년(3361만명)과 1999년(3789만명) 이후 약 20년 만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에어가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운송 사업을 강화했고,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또한 기내 좌석에 화물을 실으며 실적 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전용 화물기를 운영하는 것과 기내 좌석 일부에 화물을 실어 운송하는 것은 수익성 측면에서 차이가 크다"며 "LCC가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부터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면서 항공 여객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여객 수요가 2019년 대비 50%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