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경항모 건조 추진]②경제효과 35.8조…국산화 목표율 80% 이상

2021-02-09 08:01
내수시장 활성화→수출 증진→일자리 창출 '선순환'

한국형 경항공모함전투단 개념도. [사진=해군]


'5조원짜리 표적'이라는 비판 일고 있는 경항공모함 건조 사업이 국가안보 확립과 경제성장, 첨단 핵심기술 개발 모두에 이바지하는 '국방 뉴딜 정책'으로 탈바꿈할 전기를 마련했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경항공모함은 건조비와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20대 도입비를 더하면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가성비'가 사업 추진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게다가 경항공모함 건조는 '불확실한 사업'이다. 사업타당성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야당 반대로 예산 확보도 못 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은성 방위사업청 방위산업진흥국장이 지난 5일 열린 '경항공모함 세미나'에서 언급한 경제 파급 효과는 의미가 있다.

김 국장은 "자체 분석 결과 경항모 생산 유발 효과는 금액으로 3조40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1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항모 국산화 목표율을 80% 이상으로 설정해 경제적 파급 효과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핵항공모함 건조 추진으로 46개주 2000개 이상 방산물자 공급업체와 연계해 580억 달러(약 64조원), 6만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한 사례가 있다.

길병옥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부 교수는 미국 사례를 참조해 경항공모함 건조로 파급될 경제 효과를 최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 교수는 "우리 해군은 경항공모함 건조에 필요한 180여개 핵심 기술 가운데 비행갑판·플랫폼 설계와 전투·추진체계 등 16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며 "국내 개발을 전제로 산업계 추산 경제적 파급효과는 향후 약 35조8000억원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항공모함 건조 사업은 방산 내수시장 활성화와 수출 증진,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선순환적 방산 생태환경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해군이 경항모 도입에 속도를 내자 북한도 이에 대응한 신형 지대공미사일 3종을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도입한 미사일은 각각 중국 지대공미사일인 HQ-17·HQ-9와 러시아 S-300과 유사한 기종으로 파악 중이다.

HQ-9 지대공미사일은 사거리 200㎞로, 항공모함에서 발진하는 전투기 등을 위협할 수 있다. 중국은 2016년 미국 항공모함에 탑재된 함재기를 견제하고자 파라셀 군도 안에 있는 우디섬에 지대공미사일 발사대 8기와 레이더 시스템을 설치했다. S-300은 사거리가 200㎞에 달하며 시리아 등 일부 국가에 수출됐다.

반면 경항공모함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은 미국 록히드마틴 F-35B는 빈약한 전투력으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F-35B는 암람과 사이드와인더 공대공미사일,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을 탑재한다. 외부 탑재 시 해리어보다 무장을 2t 더 장착할 수 있다. 하지만 스텔스 기능은 사라진다.

F-35B 대신 한국형 전투기(KF-X) 경항모 사업 추진 방안이 고려되는 이유다. 사업이 추진되면 F-35B보다 상대적으로 무장탑재나 기동성이 우수한 F-35C를 모델로 할 가능성이 높다. F-35C는 캐터펄트(catapult·사출장치) 구비가 필수다. 따라서 해군이 건조할 경항공모함에서는 운용이 불가능해 현재는 도입이 어렵다.

도입 필요성과 경제적 파급 효과에도 경항공모함 불가론은 계속되고 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항모전투단 구성을 위한 수상·수중 전력 증강 비용이 불가피하다"며 "해군이 북한·중국 등 주변국 위협 대응 능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머나먼 원양작전용이자 예산 블랙홀이 될 경항모 타령을 하는 건 단견이고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방부와 합참은 더는 불요불급한 경항모 타령하지 말고, 전략급 잠수함·미사일 전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