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vs 5060, 청년층 vs 청년층…청약제도에 갈등만 심화
2021-02-08 08:00
2·4대책에서 청약제도 또 개편
50대 이상 청약 대기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달부터 청년층을 위한 특별공급 비중이 늘어난 데 이어 2·4대책에서 전용 85㎡ 이하 물량에 추첨제까지 도입했기 때문이다.
특별공급 물량이 감소하면서 청년층 사이에서도 반기는 사람과 아쉬워하는 사람이 나뉘었다.
지난 4일 발표된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에 따르면 '도심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에서 나오는 공공분양 일반공급의 경우 현재 100% 순차제로 적용되는 전용 85㎡ 이하 물량 중 30%에 추첨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추첨 비중이 늘어나게 되면서 납입 기간이 길지 않은 30대 등 청년층들의 당첨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더 많은 무주택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청약 문턱을 낮추면서 그동안 꾸준히 청약예금을 납입해온 50대 이상의 박탈감이 커진 것이다.
이번 대책에 따라 공공주택에서 9억원 이하 주택은 특별공급 물량을 현행 85%에서 50%로 축소하기로 했다. 특별공급 기준을 완화해준다고 한 지 4달 만에 특별공급 비중을 줄이는 개편을 또 내놓았다.
지난번 특별공급 요건 완화로 겨우 특별공급 청약에 나설 수 있게 된 이들은 다시 '내 집 마련'이 힘들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 절벽에 막힌 30~40대를 달래려다가 기존 방식으로 청약을 준비하던 장년층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한정된 분양 물량을 적절하게 배분해야 하기 때문에 잦은 청약 제도 개편은 세대간, 계층간 갈등을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공급물량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에 청약 대기자들에게 기회가 비교적 균등하게 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는 정부의 계획대로 주택 공급이 이뤄졌을 때 해당되는 말이다. 청약제도 개편만 이뤄지고 신규 주택 공급이 없으면 내 집 마련 시기를 늦추는 무주택자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대책대로 주택이 공급된다고 해도 추첨제로 공급되는 물량은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서울에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으로 7만8000가구,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으로 9만3000가구,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4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모두 정비사업인 만큼 기존 조합원이나 토지소유주에 우선 입주권을 배분하고 남은 가구를 분양하게 된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나오는 분양물량이 전체의 30%가량인 만큼 생각보다 순증되는 물량은 적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