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칼럼] "브랜던 우(Brandon Wu)를 아시나요?"

2021-02-04 10:28
추아 추 치앙 PGA투어 APAC 이사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는 브랜던 우[사진=게티이미지/PGA투어 제공]


2019년 프로골퍼로 데뷔해 골프계 이목을 집중시킨 신예로는 콜린 모리카와, 매슈 울프(이상 미국), 빅터 호블랜드(노르웨이)가 있다. '트리오'라 불리는 이들은 데뷔 직후부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들과 데뷔 동기인 중국계 브랜던 우(미국)도 PGA투어에 발을 들여놓을 예정이다. 사실 더 일찍 진출할 수도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시기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운명의 장난이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어렵고 힘든 1년을 견뎌내야 한다.

올해 24세가 된 브랜던 우는 PGA투어 2부 격인 콘 페리 투어 퀄리파잉(Q)스쿨에서 풀 시드를 획득하지 못했다. 예전만큼 대회 출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기에 월요 예선에 참여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다.

브랜던 우는 남다른 골프 재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세계아마추어골프랭킹 8위이고, 1967년 이후 처음으로 디 오픈 챔피언십과 US 오픈에 출전한 아마추어로 이름을 알렸다. 더불어 워커컵에서는 미국 대표로 출전했고,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챔피언십에서는 스탠퍼드 대학교 대표로 출전해 12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7월 브랜던 우는 프라이스 커터 채리티 챔피언십에서 처음으로 콘 페리 투어에 데뷔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그는 3타 차 선두로 출발했지만, 공동 9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눈앞에 둔 트로피를 놓쳤지만, 좌절하지 않고 실패를 교훈으로 삼았다. 덕분에 그는 한 달 뒤 열린 콘 페리 투어 챔피언십에서 프로 첫 승을 거두었다.

이후 그는 두 번의 준우승과 한 번의 톱10을 기록했다. 콘 페리 투어 시즌 결과 4위에 랭크됐다. 4위는 PGA투어 카드를 획득하고도 남는 순위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2020년과 2021년 시즌이 통합됐다. PGA투어 진출을 위해서는 1년 더 뛰어야 하고, 좋은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

브랜던 우의 중국 이름은 비유안이다. 그는 직면한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가족이 다져온 정서와 문화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브랜던 우는 "우리 가족은 노력하고, 예의를 갖추고, 옳은 일을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부모님의 가르침 덕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의 역사와 배경을 알고 그것과 함께한다는 것은 참 멋진 부분이다. 이러한 문화적 환경에서 배운 것들이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브랜던 우는 어린 시절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자연스럽게 스탠퍼드 대학교에 진학했고, 엔지니어링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스탠퍼드 대학교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나온 대학이기도 하다.

그의 부모인 이천과 시아오빙장은 1996년 중국 베이징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민을 왔다. 그로부터 1년 뒤 세 아들 중 첫째인 브랜던 우가 태어났다. 그들의 집은 캘리포니아주 덴빌에 위치한 골프장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브랜던 우가 처음 골프채를 쥔 것은 6세 때다. 혼자가 아니었다. 아버지도 골프에 푹 빠졌다. 브랜던 우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운동(수영·야구·테니스)을 했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와 함께 골프 코스를 자주 돌았다. 카트도 몰고, 공도 많이 치게 됐다. 아버지와 함께 좋은 추억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브랜던 우는 8세 때 9홀짜리 골프 대회에서 56타를 기록했다. 그는 "괜찮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더 잘 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노력하기 시작했다. 부모님 덕분에 골프로 방향을 잡았다. 골프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큰 그림을 보신 것이다. 스탠퍼드 대학교와 골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졸업장을 받은 브랜던 우와 그의 가족들[사진=게티이미지/PGA투어 제공]


브랜던 우는 미국 시민권자다. 하지만, 그의 뿌리는 중국인이자, 아시아인이다. 어린 시절 중국어를 배웠고, 2005년부터 6년간은 베이징에서 살았다. 유창한 중국어가 특징이다. 중국에서 체류할 때 브랜던 우는 그의 아버지와 함께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를 보러 갔다. 갤러리를 하고 1년 뒤 그는 HSBC 주니어 골프 프로그램에서 주최한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하며 이 대회의 프로암(Pro-Am) 이벤트에 참가하게 됐다.

당시를 회상한 브랜던 우는 "HSBC 주니어 대회에 출전한 적이 있었다. 즐거운 경험으로 남아있다. HSBC 챔피언스도 매년 찾았다. 당시에 우즈의 경기를 볼 수 있었다. 10번홀 티잉 그라운드 펜스에 서 있었다. 당시 우즈와 눈이 마주쳤고, 그는 나에게 '안녕'이라고 했다. 나도 '안녕하세요'라고 하니 그는 나에게 골프공을 선물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다른 해에 나는 프로암 이벤트에 참가했다. 당시 최경주(51),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과 시간을 보냈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롤 모델과 함께 라운드를 한 다는 것은 멋진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콘 페리 투어는 2월에 다시 시작된다. 브랜던 우는 톱25 유지를 목표로 설정할 것이다. 다음 시즌 PGA투어 카드 획득을 위해서다.

하지만, 브랜던 우는 조금 더 높은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우승을 추가하고, 상금 타이틀 1위를 할 것"이라며 "모리카와, 호블랜드, 울프 모두 PGA투어에서 1승 이상씩을 거두었다. 동기들의 성공으로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브랜던 우는 PGA투어 대회에 8번 출전했다. 예선 통과와 후원사 추천으로다. 8번 중 3번은 메이저 대회였다. 그의 최고 성적은 2019년 휴스턴 오픈에서 세운 공동 17위이다. 이에 대해 그는 "2019년 US 오픈 출전은 감격스러웠다. 긴장해서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스탠퍼드 대학교와 가까운 페블비치에서 열린 대회는 나에게 특별했다. 최종 라운드가 졸업식과 겹쳐서 졸업식을 포기했다. 더스틴 존슨(미국)과 함께 경기할 수 있었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라운드 종료 후 나에게 졸업장을 주었다"고 말했다.

프로골퍼로서 브랜던 우의 인생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그는 "지난해는 인내심을 배울 수 있었던 해였다.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며 "원하는 목표를 이루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목표는 유명한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승이 필요하다. 최대한 많은 대회와 메이저 대회에서 트로피를 노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추아 추 치앙(Chuah Choo Chiang)
- PGA투어 APAC 국제 마케팅 & 커뮤니케이션 수석 이사
 

추아 추 치앙과 타이거 우즈(왼쪽부터)[사진=추아 추 치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