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에이프릴어학원' '화물 엘리베이터'…배달원 울리는 '갑질'

2021-02-03 20:32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 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 관계자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배달 기사에 '갑질'을 자행하는 이들의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배달 기사들이 국가인권위에 진정까지 내고 있지만 '갑질 아파트'부터 '청담에이프릴어학원'까지 충격적인 '갑질' 사례는 계속해서 폭로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 차원에서 배달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아파트와 빌딩의 관리 규정과 인권 침해 실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개선안을 내줄 것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이들은 아파트 76곳, 빌딩 7곳의 명단을 공개하며 '갑질' 사례를 폭로했다. 주로 단지 내 오토바이 운행을 금지하고 도보 배달만 허용하거나 건물에 들어설 때 헬멧을 벗도록 한 곳이 대상이었다. 일부 건물은 배달 기사가 화물용 엘리베이터만 이용하도록 했다.

이 가운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담에이프릴어학원 하원 도우미가 배달원에게 막말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공분이 일었다.

녹취록에 따르면 학원 측은 배달 앱을 통해 한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했다. 하지만 학원 측이 주소를 잘못 적어 배달 기사가 두 번이나 배달하게 됐고 배달비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싸움이 일어났다. 하원 도우미 A 씨는 배달 기사에게 전화해 "본인들이 공부 잘했으면 배달하겠냐", "본인들 세 건 해봤자 만원 벌지 않냐", "돈 못 버니까 그 일을 하는 거 아니냐", "부모에게 그렇게 배웠냐"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갑질 아파트'에 이어 '갑질 학원 강사' 소식까지 들려오며 대중들은 크게 분노했다. 해당 학원이 청담에이프릴어학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해당 학원은 입장문을 발표, "학원 강사가 아닌 셔틀 도우미였다. 2월 1일 마지막 근무 후 퇴사했다"라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본사와 해당 가맹점 모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학원 측은 "본 사안에 대해 에이프릴어학원 동작 캠퍼스 대표에게 재발 방지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요청했다. 그동안 15년 이상 가맹사업을 운영하면서 어디서도 이와 같은 사례가 전무했기 때문에 본사와 모든 가맹점 직원 전체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본사는 가맹점과 함께 재발 방지, 양질의 교육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는 배달 기사 갑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명 운동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사에 대화를 제안하고 해당 아파트와 빌딩에도 해결 제안 과 촉구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