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조 시대] '사상최대' 이어지는 증권사 실적

2021-02-03 08:00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아주경제 DB]]


증권사들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연이어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지난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내놨던 회사들도 연간 실적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잠정 영업이익 1조10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수준으로, 증권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그간 최초의 '영업이익 1조원'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여왔다. 2019년까지는 한국투자증권이 앞섰다.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 영업이익 8521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대우는 7272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

역전 비결은 물론 지난해 등장한 '동학개미'의 활약에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급증하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이 늘었고, 증시 상승세에 운용수익도 증가했다. 다만 증시 활황만이 실적을 이끈 요인은 아니다. 대우증권과의 합병 이후 꾸준히 공을 들여온 해외 사업이 실적에 힘을 보탰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합병 이후 뉴욕과 런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현지 법인에 증자를 실시하며 꾸준히 덩치를 키워왔다.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적 상승세가 나타나며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까지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의 세전순이익은 1741억원으로 나타났다. 2019년 연간 해외법인 이익(1709억원)을 뛰어넘은 규모다.

1조원 고지는 미뤄졌지만 다른 증권사들도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브로커리지 부문이 강한 키움증권의 경우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이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해 91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도 지난해 78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이 전년 대비 21% 가량 늘어난 5769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달성했다. 삼성증권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1% 가량 증가한 67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외 중소형 증권사들도 호실적을 내놨다.

올해 전망도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주요 증권사(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8728억원이다. 지난해보다 4.1% 증가한 수준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도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전반적인 증권업 호황이 적어도 올해까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