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짖는 소리 시끄러워" 묶여 있는 개 죽인 40대 벌금형... 개 주인의 책임은?

2021-01-26 14:25
몰상식한 견주, 몰인정한 학대범... 죄 없는 개만 희생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짖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남의 집 개를 각목으로 때려 죽게 한 4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8단독 정현수 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1천200만원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시끄럽다며 죽인 이도 사람, 짖게 놔둔 것도 사람
A씨는 지난해 9월 경남지역 한 단독주택 앞에 묶여 있는 개 두 마리가 짖자 "시끄럽다"며 주변에 있던 각목으로 여러 차례 때렸다.

결국 이로 인해 한 마리는 죽고, 나머지 한 마리는 크게 다쳤다.

재판부는 "생명체에 대한 존중 의식이 없고, 범행 방법도 상당히 폭력적이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견주와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며 벌금형을 부과한 배경을 전했다.
 
개로 인한 소음은 1차적으로 주인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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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에 따르면 개로 인한 소음은 개 주인의 책임이다. 따라서 개 짖는 소리에 의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개 주인이 이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

실제로 다가구주택에 사는 이웃 주민들이 "개 짖는 소리에 밤잠을 설쳤다"며 개 주인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승소한 판례(2014년 11월)도 있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수원지법은 "원고들에게 위자료 20만~1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 발생한 사건 역시 개가 짖도록 방치한 주인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전제 위에 '합의'라는 과정이 생겨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관리에 소홀한 주인과 생명을 경시하는 한 사람 사이에서 애꿎은 개만 희생된 셈이다.
동물을 괴롭게 하는 모든 행위가 '학대'... 처벌 강화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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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개 때문에 불편을 겪더라도 함부로 손찌검을 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반려동물의 '동물권'과 생명 존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예전보다 성숙하게 되면서 동물에게 해를 가한 이에 대한 처벌도 강화되는 추세다.

아울러 예전에는 죽이거나 상해를 입히는 것만을 '동물 학대'로 정의했지만 2018년부터는 '고통을 주는 모든 행위'로 그 정의를 확대해 적용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자기 개의 배설물 냄새에 화가 난 주인이 빨래건조대 봉으로 개를 때려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