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왕서방이 띄운 텐센트 시총 1조 달러 코앞

2021-01-26 10:45
25일 주가 11% 상승... 시총 하룻새 100조 증가
콰이서우상장, 위챗10주년 호재에 본토자금까지 몰려
전문가 "연내 주가 1000홍콩달러까지 상승한다"

[사진=텐센트 홈페이지]

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 주가가 고공행진하며 ‘꿈의 시총’이라 불리는 1조 달러(약 1100조원) 클럽 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다. 최근 중국 본토 투자금이 홍콩 증시로 유입되면서, 텐센트 주가를 띄운 것이다. 전문가들은 텐센트 주가 1000홍콩달러 돌파도 머지 않았다고 본다. 
 
올 들어 시총 250조 증가... 증가폭 테슬라 넘어 세계 1위
25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텐센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약 11% 상승한 766.5홍콩달러로 장을 마쳤다. 2011년 10월 6일 이후 최고 상승폭이다. 이에 따라 텐센트 시총도 이날 하루에만 7200억 홍콩달러(약 102조3500억원)가 오른 7조3537억 홍콩달러(약 9499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6대 국유은행인 산업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우정저축은행, 교통은행의 시총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것이다.  

텐센트 주가는 올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연초 대비 주가는 35%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시총도 2300억 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 시총 증가 폭을 넘어선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초부터 텐센트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중국 쇼트클립 애플리케이션(앱) 콰이서우의 상장 계획이 발표된 것이 주가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다. 콰이서우는 약 480억 홍콩달러 자금을 조달해 내달 5일 홍콩증시에 상장한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중국 최대 메신저인 위챗이 출시 10주년을 맞은 점도 텐센트 주가를 끌어올린 이유로 지목된다. 특히 위챗의 미니프로그램(샤오청쉬) 기여도가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많은 브랜드들이 소비자와의 소통을 위해 미니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면서다.

텐센트에 따르면 미니프로그램 평균 일일 활성 사용자(DAU)는 4억명을 넘어섰고, 총거래액(GMV)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사용자당 미니 프로그램 이용 건 수는 전년 대비 25%, 평균 거래액은 67% 늘었다.
중국 본토 투자자 텐센트에 대거 몰려... 증권사, 목표주가 상향 조정

다만 이들 요인이 최근 텐센트의 주가의 거침없는 상승세를 모두 설명하기엔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텐센트 주가 강세의 가장 큰 이유는 최근 홍콩 증시에 유입되고 있는 중국 본토자금이라고 중국 신랑재경은 진단했다.

신랑재경에 따르면 중국 본토투자자들은 25일 기준 22일 연속으로 홍콩증시에서 텐센트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텐센트에 순유입된 자금은 829억8800만 홍콩달러에 달한다. 텐센트는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종목 중 하나인데, 중국 A주(본토증시)에는 상장돼 있지 않다.

새해 들어 홍콩증시에 대한 중국 본토의 관심은 뜨겁다. 올 들어서 22일까지 왕서방(중국 본토 투자자)은 모두 2300억 홍콩달러 어치 홍콩주식을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당분간 텐센트 주가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리고 있다. 씨티그룹은 텐센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734홍콩달러에서 876홍콩달러로 상향했다.

오랜기간 텐센트를 연구해온 증권분석가는 중국 경제매체 제몐과의 인터뷰에서 “텐센트의 밸류에이션과 성장률은 합리적이며,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높다”며 “텐센트 주가는 곧 800홍콩달러를 돌파해 연내 1000홍콩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