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중국 춘제경제학 "생산↑소비↓"
2021-01-25 15:40
"도시에 발 묶인 중국인" 1~2월 산업생산 40%↑ 예상
고향길 막힌 중국인 지갑 닫아···소비 회복세 한풀 꺾일 듯
고향길 막힌 중국인 지갑 닫아···소비 회복세 한풀 꺾일 듯
매년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설) 연휴가 다가오면 중국 대륙은 연휴 전후로 한달 넘게 경제활동이 사실상 멈추고 30억 인구 대이동이 나타난다.
각지 공장들은 가동을 멈추고 농민공들은 대부분 고향으로 돌아간다. 연휴가 끝나도 복귀하지 않는 인력이 태반이라 생산 조업량은 평소보다 크게 위축된다. 춘제 연휴가 껴있는 1~2월 수출입이나 생산·투자 활동이 평소보다 20% 가까이 둔화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귀향길에 오르는 중국인들이 지갑을 활짝 열면서 소비는 평소보다 급증한다.
그런데 올해 춘제 경제는 평소와는 다른 양상을 띨 전망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민들의 발이 묶이면서다. 중국 하이퉁증권은 이로 인해 생산은 예년보다 오히려 늘고 소비는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 "도시에 발 묶인 중국인" 1~2월 산업생산 40% 이상 급증 예상
이에 따라 춘제 연휴 민족 대이동 규모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올해 춘제 연휴 전후로 이동하는 인구를 연인원 17억명으로 추산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반토막에 가까운 수준이다.
인구 대이동이 줄면서 공장 휴업기간이 단축돼 춘제 연휴 직후 생산 활동도 빠르게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퉁증권은 지난해 기저효과까지 더해져 올해 1~2월 중국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산업생산 증가율(7.3%)의 6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3.5%까지 곤두박질쳤다. 춘제 연휴기간 갑작스레 내려진 봉쇄령으로 대다수 중국인들이 고향에 발이 묶여 일터로 복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와 정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고향길 막힌 중국인 지갑 닫는다···소비 회복세 한풀 꺾일 듯
반면, 춘제 연휴 폭발적으로 급증하는 소비는 오히려 위축돼 최근 이어졌던 소비 회복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예년처럼 고향 가족 친지들의 선물도 사지 않고, 가족끼리섣달 그믐날 함께 모여 먹는 만찬, 이른 바 ‘녠예판(年夜飯)’도 즐기지 못하고, 여행을 가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하이퉁증권은 만약 중국인들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귀향길에 올랐다면 중국의 1~2월 소매판매가 전년 대비 39% 급증했을 테지만, 올해는 금족령으로 14% 포인트 둔화된 2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식음료, 관광 등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가 둔화하면서 춘제 연휴마다 식품 가격이 오르는 데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도 줄어들 것이라고 하이퉁증권은 관측했다.
한편 최근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도 이어지면서 춘제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25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이날 0시 기준 전국 31개 성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4명이며, 이중 본토 확진자는 117명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신규 확진자는 지린성 67명, 헤이룽장 35명, 허베이성 11명, 베이징 3명, 상하이 1명 등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