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 줄게 제발 나가지 마"…中 '춘제 대이동' 막기 야단
2021-01-14 05:00
코로나 확진자 급증, 전문가 "춘제 이동 안돼"
지방정부·기업, 훙바오·보조금·소비쿠폰 살포
85만원 주는 기업도, 후커우 포인트 유혹까지
中시민들 "이번 설은 귀향 대신 돈이나 벌자"
지방정부·기업, 훙바오·보조금·소비쿠폰 살포
85만원 주는 기업도, 후커우 포인트 유혹까지
中시민들 "이번 설은 귀향 대신 돈이나 벌자"
중국이 춘제(春節·설) 기간 유동 인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억 명이 오가는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전역으로 퍼질 것을 우려해서다.
지방정부와 기업들은 훙바오(紅包·세뱃돈)와 각종 보조금, 소비 쿠폰에 모바일 데이터까지 제공하며 "현지에 제발 좀 남아 달라"고 호소하는 중이다.
전날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역외 유입 제외)는 107명으로 올 들어 처음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허베이성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지만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헤이룽장·랴오닝·산시성 등에서도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장보리(張伯禮) 중국공정원 원사는 "지난해 국경절 연휴 때는 수억 명이 움직여도 별일이 없었지만 춘제 기간의 이동은 안 된다"며 "동절기라 바이러스가 생존하기에 매우 적합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참고 견뎌 봄이 오고 백신 접종까지 보편화되면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호전되고 더 나아가 결정적 승리가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대 85만원 쏜다…"사장님이 미쳤어요"
각 지방정부와 기업들은 춘제 연휴 기간에 인력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유인책을 쏟아내고 있다.
푸젠성 취안저우시는 오는 2월 11~17일 외지 출신 근로자 중 귀향하지 않는 이들에게 200위안의 훙바오를 제공키로 했다.
또 가정 형편이 어려운 외지 출신 근로자의 경우 가구당 1000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저장성 타이저우시도 현지에 남는 외지 근로자에게 1인당 최대 380위안을 지급한다.
저장성 닝보시의 펑화(奉化)구와 후저우시의 우싱(吳興)구는 부족한 예산에도 각각 500위안과 1000위안의 훙바오를 주기로 했다.
기업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푸젠성 샤먼시에 소재한 바이오 기업 바오타이(寶太)는 귀향하지 않는 직원에게 장려금 3000위안과 훙바오를 합쳐 1인당 5000위안을 지급한다. 우리 돈으로 약 85만원인데, 한 달 월급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저장성의 의류 기업인 톈파이(天派)는 춘제 연휴 기간 공장에 남는 직원들에게 평균 일당의 2~3배를 제공하고, 식당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춘제 전날과 당일 출근하는 직원은 1000위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한 직원은 "현재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데다 회사에서 숙식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말에 고향에 가지 않고 남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모바일 데이터에 후커우 포인트까지…아이디어 봇물
외지 이동 차단과 내수 진작을 동시에 노린 소비 쿠폰 발행도 눈에 띈다.
닝보시 펑화구는 가구당 500위안의 소비 쿠폰과 함께 210위안 상당의 유명 관광지 시커우(溪口) 무료 입장권을 제공키로 했다.
취안저우시는 외지 출신 근로자에 대해 대중교통 요금과 관내 관광지 입장료를 면제해 준다.
타이저우시는 10G의 모바일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고, 현지 후커우(戶口·호적)를 취득할 때 필요한 누적 점수에 5점의 가산점까지 얹어 준다.
저장성 자싱시 슈저우(秀洲)구는 외지 출근 근로자에 대해 300위안의 임대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자녀가 있는 경우 내년 입학 때 우대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이 같은 소식에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微博)에는 "이번 설에는 회사에 남아 돈이나 벌어야겠다", "고향에 가도 14일 격리인데 남아서 4000~5000위안을 버는 게 더 낫지 않나" 등의 글을 올리며 지지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