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人사이드] 샌더스 "노조부터 설립해"...'버니 밈' 열풍 올라타려다 역풍 맞은 아마존
2021-01-24 18:19
대통령 취임식서 '완벽 방한 모드'...벙어리 장갑으로 대통령보다 화제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보다 더 이목을 끈 인물이 있었다. 벙어리 장갑에 파카를 입고 식장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자신의 의상에 대해 "버몬트(지역구이자 거주지)에서는 원래 따뜻하게 입는다"며 "따뜻하게 있고 싶었을 뿐, 패션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주위에 모여 있던 정장 차림의 민주당 주류 인사들과 대비되는 그의 모습은 샌더스 의원의 정치 인생과 맞물리며 '밈'(meme·현실 파급력을 지닐 정도로 유행하는 온라인 콘텐츠)으로까지 발전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온라인에선 이날 샌더스 의원의 모습을 각종 배경과 합성하는 놀이가 유행했다. 원하는 주소지를 넣으면 자동으로 샌더스 의원을 합성해주는 사이트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유명 영화나 만화 장면를 이용한 합성부터 과거 역사적 장면을 촬영한 사진에 샌더스 의원을 넣은 합성물, 그가 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였던 1965년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서 경찰에 연행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모습까지 각양각색의 합성 사진이 등장했다.
아울러 이날 그가 착용한 벙어리 장갑이 2년 전 한 지지자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실로 직접 제작한 장갑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해당 장갑 구매 문의가 폭주한 것은 물론 그의 밈을 넣은 티셔츠와 폐플라스틱실로 손뜨개질한 버니 샌더스 인형 등 후원 굿즈도 등장했다.
이와 같은 '버니 밈' 열풍에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도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이를 활용한 광고 게시물을 올렸다.
아마존은 '어떻게 아마존 페이에 등록할까요?'란 문구와 함께 샌더스 의원을 합성한 그래픽을 게시하고 "아주 쉽다"는 말과 함께 '고마워요 버니 샌더스 벙어리 장갑'이란 해시태그를 붙였다.
문제는 샌더스 의원이 그간 의정 활동을 통해 아마존의 불공정 노동 관행을 비판하며 각을 세워왔고, 아마존 역시 자신들을 '악덕 기업'이라 부르는 샌더스 의원을 불편해왔던 전적이었다.
샌더스 의원은 1970년대 정계 입문 이후 꾸준히 '민주 사회주의'를 외쳐오던 미국 정계의 유일한 '사회주의자'로 정치 인생 평생 동안 노동과 인권 문제를 강조해왔다.
특히, 아마존은 샌더스의 단골 비판 대상이다. 유통·비용 효율성을 위해 대규모 물류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유해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이를 내부 고발할 경우 가차 없이 해고하고 노조 설립을 허용하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12년 잠입취재로 밝혀진 사실로는 당시 아마존 측은 물류 창고에 에어컨 설치하는 비용보다 앰뷸런스를 이용하는 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판단했고, 그 해 여름 15명이 폭염에 쓰러지고 해당 사실이 보도된 이후에야 창고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아마존이 해당 게시물을 올리기 하루 전에도 샌더스 의원은 트위터에서 "아마존은 노동자들의 노조설립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앨라배마 아마존 물류센터의 노조 설립을 지지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렇기에 오히려 아마존의 광고는 SNS에서 '위선적'이라는 역풍을 맞았다. 허프포스트는 이를 두고 "비평가들이 버니 샌더스의 밈이 아마존 광고에 납치당했다고 경악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더 나아가 이와 같은 위선적 태도가 비단 아마존에 국한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당신이 버니의 밈을 좋아한다면, '전국민의료보험'(MediCare for ALL)도 좋아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국민의료보험은 샌더스 의원 등 민주당 진보파들이 주장하는 사회의료보험 제도로, 앞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설립한 공공 의료보험을 더욱 확장해 현행 민간 의료보험과 병행하는 사회의료보험 제도를 정부의 공공 의료보험 단일 제도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샌더스의 정치 후계자 중 한명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하원의원 역시 트위터에서 아마존의 광고 게시 직후 "좋은 밈을 사용했다"면서 "이제 (아마존은) 당신들의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도록 허용하기만 하면 된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23일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아마존의 '버니 밈 역풍'이 온라인상에서만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CNBC는 "아마존은 대규모 기부금으로 민주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바이든 새 행정부에서 아마존은 위기에 처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반독점 개혁, 개인 정보 보호 기준 강화, 노동자 권리·처우 강화 정책은 아마존의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자신의 의상에 대해 "버몬트(지역구이자 거주지)에서는 원래 따뜻하게 입는다"며 "따뜻하게 있고 싶었을 뿐, 패션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주위에 모여 있던 정장 차림의 민주당 주류 인사들과 대비되는 그의 모습은 샌더스 의원의 정치 인생과 맞물리며 '밈'(meme·현실 파급력을 지닐 정도로 유행하는 온라인 콘텐츠)으로까지 발전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온라인에선 이날 샌더스 의원의 모습을 각종 배경과 합성하는 놀이가 유행했다. 원하는 주소지를 넣으면 자동으로 샌더스 의원을 합성해주는 사이트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유명 영화나 만화 장면를 이용한 합성부터 과거 역사적 장면을 촬영한 사진에 샌더스 의원을 넣은 합성물, 그가 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였던 1965년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서 경찰에 연행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모습까지 각양각색의 합성 사진이 등장했다.
아울러 이날 그가 착용한 벙어리 장갑이 2년 전 한 지지자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실로 직접 제작한 장갑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해당 장갑 구매 문의가 폭주한 것은 물론 그의 밈을 넣은 티셔츠와 폐플라스틱실로 손뜨개질한 버니 샌더스 인형 등 후원 굿즈도 등장했다.
아마존, '버니밈' 한번 타보려다 '악덕기업' 이미지만 부각
이와 같은 '버니 밈' 열풍에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도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이를 활용한 광고 게시물을 올렸다.
아마존은 '어떻게 아마존 페이에 등록할까요?'란 문구와 함께 샌더스 의원을 합성한 그래픽을 게시하고 "아주 쉽다"는 말과 함께 '고마워요 버니 샌더스 벙어리 장갑'이란 해시태그를 붙였다.
문제는 샌더스 의원이 그간 의정 활동을 통해 아마존의 불공정 노동 관행을 비판하며 각을 세워왔고, 아마존 역시 자신들을 '악덕 기업'이라 부르는 샌더스 의원을 불편해왔던 전적이었다.
샌더스 의원은 1970년대 정계 입문 이후 꾸준히 '민주 사회주의'를 외쳐오던 미국 정계의 유일한 '사회주의자'로 정치 인생 평생 동안 노동과 인권 문제를 강조해왔다.
특히, 아마존은 샌더스의 단골 비판 대상이다. 유통·비용 효율성을 위해 대규모 물류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유해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이를 내부 고발할 경우 가차 없이 해고하고 노조 설립을 허용하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12년 잠입취재로 밝혀진 사실로는 당시 아마존 측은 물류 창고에 에어컨 설치하는 비용보다 앰뷸런스를 이용하는 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판단했고, 그 해 여름 15명이 폭염에 쓰러지고 해당 사실이 보도된 이후에야 창고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아마존이 해당 게시물을 올리기 하루 전에도 샌더스 의원은 트위터에서 "아마존은 노동자들의 노조설립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앨라배마 아마존 물류센터의 노조 설립을 지지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렇기에 오히려 아마존의 광고는 SNS에서 '위선적'이라는 역풍을 맞았다. 허프포스트는 이를 두고 "비평가들이 버니 샌더스의 밈이 아마존 광고에 납치당했다고 경악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더 나아가 이와 같은 위선적 태도가 비단 아마존에 국한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당신이 버니의 밈을 좋아한다면, '전국민의료보험'(MediCare for ALL)도 좋아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국민의료보험은 샌더스 의원 등 민주당 진보파들이 주장하는 사회의료보험 제도로, 앞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설립한 공공 의료보험을 더욱 확장해 현행 민간 의료보험과 병행하는 사회의료보험 제도를 정부의 공공 의료보험 단일 제도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샌더스의 정치 후계자 중 한명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하원의원 역시 트위터에서 아마존의 광고 게시 직후 "좋은 밈을 사용했다"면서 "이제 (아마존은) 당신들의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도록 허용하기만 하면 된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23일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아마존의 '버니 밈 역풍'이 온라인상에서만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CNBC는 "아마존은 대규모 기부금으로 민주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바이든 새 행정부에서 아마존은 위기에 처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반독점 개혁, 개인 정보 보호 기준 강화, 노동자 권리·처우 강화 정책은 아마존의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