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뒤 '인간미' 정세균, 총리 재직 때도 장학금 쾌척

2021-01-22 11:23
모교 고려대에 2000만·1000만원 연달아 기부
丁 "공부하고픈 사람, 학교 갈 수 있어야" 신조
정치 입문하기 전부터 '대양장학회' 설립·기부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백신보관용 초저온냉동고 생산 회사인 경기 동두천시 일신바이오베이스 본사를 방문해 현장점검을 하며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현역 국회의원 시절은 물론 총리 재직 중에도 후배 양성차 모교에 장학금을 쾌척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낸 정 총리는 평소 신조가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은 적어도 학교에 갈 수 있어야 한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 총리는 정치에 입문하기 전인 기업인 시절부터 꾸준히 장학금 기부를 해오고 있다.

22일 정 총리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한 측근에 따르면 정 총리는 지난해 6월 20대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모교인 고려대에 장학금 1000만원을 쾌척했다.

정 총리는 지난해 1월 14일부터 총리직을 맡으면서 20대 국회의원직은 유지했는데, 6월 의원직을 마치며 후원금 중 1000만원을 기부했다는 얘기다.

정 총리는 현역 국회의원 시절이던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재임 당시에도 2000만원을 기부했다.

정 총리의 장학금 기부 행보는 그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그는 정치권에 발을 들이기 이전인 1994년 고향 전북에 대양장학회를 설립, 지금까지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쌍용그룹에 취직한 정 총리는 봉급의 상당 부분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총리가 꾸준히 장학금을 기부하는 이유는 그의 어려웠던 유년 시절이 배경으로 꼽힌다.

정 총리를 잘 아는 한 측근은 "아주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며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정규 중학교롤 다니지 못하고 집에서 소나 키우고 하다가 정규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고등 공민학교를 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총리는 학업에 대한 욕심으로 검정고시에 응시한 뒤 전주 공업고와 인문계 고교인 신흥고를 졸업, 고려대 법대에 입학했다. 정 총리는 신흥고 재학 당시 성적 우수 장학금을 놓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년 시절 생계의 어려움을 몸소 겪은 정 총리는 지금까지도 가지지 않은 자에 대한 연민을 항상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리가 정치인의 길에 들어선 것도 그런 연유로 꼽힌다.

측근은 "이름에도 '균' 자가 들어가지 않느냐"며 "다산 정약용 선생이 '정치라는 것은 내 백성을 고르게 살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것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정세균 같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정 총리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생계 곤란에 대해서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정 총리는 지난 8일 국회 긴급현안 질의에 출석, 인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 얘기에 "충분히 이해되고 역지사지를 해보면 얼마나 힘들까,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도 영업하지 못하면서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는 자영업자의 눈물을 어떻게 닦아줄 것인가..."라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훔쳤다.

이에 대해 측근은 "(정 총리가) 과거 자신의 불우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울컥했을 것"이라며 "그 사람(정 총리)은 어린 시절이 그렇게 어려웠기 때문에 살면서도 항상 남을 돕고 남들에게 베풀고 하는 그런 인생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뭐랄까,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그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갑자기 울음이 나온 저 모습이 정세균의 참모습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