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으니, 트렌드③] MZ세대, 백화점 대신 앱으로 명품 산다
2021-01-20 07:52
[편집자 주] ‘젊으니, 트렌드’는 1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의 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기획기사입니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아우르는 MZ세대는 ‘젊은 소비’를 주도하며 각 분야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MZ세대의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지만, 합리적입니다. ‘젊으니, 트렌드’는 경제성과 효율성, 개별성과 독창성, 편의성과 심미성 등 온갖 요소들과 함께 '합리적인 변화'의 배경을 분석해 보려 합니다.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갈대 같은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MZ를 이해하는 자, 판을 엎으리라.’
명품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 힘을 잔뜩 주고 백화점을 천천히 거닐며 소비를 향유하던 모습은 MZ세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은 앱으로 명품을 산다. 생활 필수재와 비교했을 때 말도 안 되게 비싼 가격이지만, 그 안에서 가성비를 따지며 ‘플렉스(FLEX)’를 즐긴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명품시장 규모는 580억 달러(약 64조원)에 달한다. 전년도 390억 달러와 비교하면 50%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만 한정해도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트렌비 또한 지난해 11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현재 월 250만명이 이용 중인 명품 구매 플랫폼으로, 인공지능 솔루션‧당일 배송 서비스 등을 적용하며 소비자를 빠르게 모아가고 있다.
ㅣ[스타트人㉕] "명품 대중화는 흐름...시장 더 커진다"ㅣ
① 명품의 대중화
명품은 더 이상 특정 계층‧세대만 소비하는 품목이 아니다. 브랜드별로 가격대가 다르겠지만, 적게는 40~50만원부터 많게는 200~300만원대 명품은 MZ세대도 소비할 수 있다.
품목은 다르다. 기성세대가 명품백, 시계를 소비할 때 MZ세대는 명품 스니커즈, 후드티 등 캐주얼 명품을 구매한다.
과거 명품은 ‘커서 돈 많이 벌면’ 소비해야 하는 물건이었지만, 이제는 지금 당장 즐길 수 있는 소비 품목이 됐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백화점에서 사야 하는 물건’이 아닌 ‘휴대폰에서도 살 수 있는 물건’으로 인식이 전환됐다.
MZ세대가 돈을 어디서 났을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더 오래전에도 1020세대는 명품을 소비해 왔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과거 중‧고등학생은 노스페이스 롱패딩을 샀다. 40~50만원, 100만원대 롱패딩을 소비하던 학생들이 이제는 명품을 소비하는 형태로 바뀐 것 뿐이다”고 말했다.
롱패딩이나 아이폰‧아이팟이 일반화된 현시대에서 명품은 MZ세대에 ‘특별한 소비 품목’이 됐다. 명품의 대중화는 기성세대에 낯설지 모르겠지만, 그들에겐 또 다른 형태의 소비 형태일 뿐이다.
② 명품의 향유 방식
명품은 백화점으로 구매하러 가기 전이 가장 설렌다. 매장에 들어가 친절한 직원들에게 ‘대우받고 있다’고 느낄 때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특별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명품을 들고 다니며 다른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을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MZ세대는 이 과정을 생략했다. 백화점에서 명품을 찾으면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구경할 수 있는 폭이 한정되고, 재고가 없을 수도 있다. 직원들에게 대우받는 즐거움보다 여러 매장을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더 크다.
명품에 대한 신뢰도 또한 큰 문제가 안 된다. 굳이 매장에서 직접 만져보고, 직원의 설명을 들을 필요도 없다. 그들은 명품 플랫폼을 신뢰한다. 그들이 판매하는 명품 또한 ‘믿는다.’
③ 명품과 가성비
MZ세대에 가성비는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10~20% 저렴하다. 당연하다. 매장 운영비와 인건비가 들지 않으니 가격 경쟁력이 있다. 저렴한 곳에서 편하게 살 수 있다면 백화점을 갈 필요가 없다.
한 가지 아이러니는 명품 자체가 이미 가성비 제품이 아니다. 단순 실용성으로 책정될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의 물품이다.
MZ세대는 그런 명품을 소비하지만, 가성비를 따진다.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것이 MZ세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