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대충 살았다'던 윤서인 "표현 실수" 사과

2021-01-18 09:28

[사진=윤서인 SNS]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이라는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만화가 윤서인씨가 18일 "이번에 논란이 된 제 글은 너무 짧게 쓴 게 실수였다"고 독립운동가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윤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일파와 독립운동가 후손의 빈부격차를 비교하는 사진을 올리고 "친일파 후손들이 저렇게 열심히 살 동안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도대체 뭐한걸까? 사실 알고보면 100년 전에도 소위 친일파들은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고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라고 적어 논란을 일으켰다.

윤씨는 "퍼온 사진의 양극단 이분법이 진짜로 맞다면 친일파 후손들은 그만큼 열심히 살았다는 뜻이 되고 독립운동가들 후손들은 대충 산 사람들이라는 뜻이 된다"며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독립운동가 후손 중에도 얼마든지 부자가 있고 친일파 후손 중에도 얼마든지 가난한 자가 있을 것"이라고 말도 안되는 비교를 하지 말라는 차원에서 글을 썼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으로 초기화까지 됐던 한반도에서 100년 전 조상의 빈부가 지금 후손의 자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그럼 위의 극단적인 비교처럼 100년 전에도 소위 지금 친일파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100년 이상을 끄떡없이 물려줄 재산을 쌓을 정도로 열심히 산 사람들이고 지금 독립운동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대충 산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표현이 부족해서 오해를 부른 점, 그래서 저들에게 빌미가 된 점은 인정하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독립운동가에 대한 정의와 자신을 향한 언론의 비판의식에 대해서는 날을 세웠다.

그는 "독립운동가들이 대부분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한마디로 규정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이승만처럼 아주 열심히 살았던 독립운동가도 있었지만 술과 도박에 찌들어 살거나 도둑질을 하다가 독립운동에 나섰던 이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다양한 면을 갖고 있기에 후손들이 특정한 의도를 갖고 딱 한 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언론들이 정해놓고 압박하는 그 ‘도’ 밑에 제가 계속 눌려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들의 '도'가 과연 옳은 건지 의문을 제기하고 표현의 폭을 지키고 넓히는 것이 제 인생의 사명같은 느낌도 든다"며 "앞으로는 더 신중하게 표현하겠다"고 글을 끝맺었다.

윤씨는 과거 친일에 앞장선 '을사오적'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아동성폭행범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를 희화화하는 만화를 그려 피해자 가족에게 2000만원을 배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