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이, 동남아 순방에서 베트남만 제외한 이유는?
2021-01-17 15:13
미·중 갈등 속 베트남 전략적 가치 높아져
이달 말 베트남 새 새지도부 전략 주시
이달 말 베트남 새 새지도부 전략 주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동남아 순방 일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순방국 중 베트남이 빠진 것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된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왕 외교부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최근 몇 개월간 미얀마,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주요 국가들을 방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에 앞서 이 지역 국가들과 관계 다지기에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그런데 아세안 10개국 중 유일하게 베트남에만 방문하지 않았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트남이 왕부장의 순방국에서 빠진 것은 두 공산국가 사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SCMP는 "분석가들은 왕 부장의 베트남 방문 제외는 오래된 두 공산 동맹 사이의 적대감과 긴장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한다"며 "특히 중국과 베트남 간 남중국해 분쟁은 미국, 베트남 내부 권력의 불확실성 요인과도 연결된다”고 꼬집었다.
베트남의 메콩강과 남중국해 관리 문제를 놓고 지난해 미국과 중국은 신경전을 펼쳐왔다. 중국이 메콩강 댐 건설 프로젝트 관련 주변 동남아국가들을 설득하고 달래는 와중에 미국이 메콩-미국 파트너십’을 출범하고 1억5000만 달러(약 1650억원)의 투자를 약속하는 등의 마찰이 이어졌다. 메콩강이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분쟁지역이 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중국 광저우 지난대학의 동남아 전문가인 장밍량은 “베트남이 화웨이의 기술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최초의 아세안 국가이자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과 국경을 처음 닫은 나라”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은 베트남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베트남과의 관계에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중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달 말 열리는 제13차 베트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상황을 지켜보자는 게 중국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SCMP는 “베트남과 중국의 경제·무역 교류는 매우 활발하지만 최근 수개월간 양국 간 최고위급 교류는 거의 없었다”며 “이달 말 결정되는 베트남 새지도부의 전략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중 갈등 속 양국의 관계 역시 불확실성이 크고 낙관적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장밍량은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고위 관료들이 하노이를 잇따라 방문해 중국의 '공산주의 이웃'을 더 가까이 끌어들이려고 노력해왔다”며 “양국 관계에 대해 낙관적이진 않지만, 두 나라의 관계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