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라운지] 15년 만에 수장 교체 한국허벌라이프…정승욱호 순항 ‘미지수’

2021-01-17 13:13
실적 부진·신사업 부재 등 난항 돌파구 마련 과제
다단계 시장 정체기…경쟁사들, 새 먹거리 발굴 활발

정승욱 한국허벌라이프 대표.[사진=한국허벌라이프]


한국허벌라이프 수장이 15년 만에 교체됐다. 기존 정영희 대표가 퇴장하고 정승욱 고객지원 및 세일즈 부서 상무가 새 대표로 선임됐다.

국내 다단계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경쟁사들과 달리 한국허벌라이프가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사업에 미온적인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 대표가 고전 중인 한국허벌라이프의 실적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허벌라이프는 지난 8일 정승욱 상무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정 대표는 허벌라이프 글로벌 본사와 협업해 한국시장에서의 영업, 운영 및 판매전략을 총괄하게 된다. 스티븐 콘치 허벌라이프 뉴트리션 아시아태평양 수석부사장과 협업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1999년 한국허벌라이프에 입사해 고객 지원, 컴플라이언스, 세일즈 이벤트 기획 및 지원 부서 등을 거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정 대표가 선임되면서 2006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정영희 대표는 물러나게 됐다. 지난해 말 업계에서는 한국허벌라이프 대표가 정리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왔다.

경쟁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며 상승세를 타는 반면 한국허벌라이프는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허벌라이프에서 취급하는 제품 자체가 출시 초기에는 인기를 끌었지만 여러 비슷한 제품이 나오면서 대체재가 많아졌다”며 “가격도 상대적으로 타사 대비 비싸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허벌라이프 관계자는 “정영희 대표의 리더십 아래 한국 시장은 매출 규모 면에서 세계 10위권으로 자리 잡았고 본사도 이 성과를 크게 인정했다”며 “이번 퇴임은 회사 내규에 따른 정년을 명예롭게 마친 정 대표의 결정으로 이뤄진 은퇴”라고 설명했다.
 
◆ 애터미 이커머스 플랫폼·암웨이 맞춤형 건기식…허벌라이프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다단계 판매시장 규모는 5조2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0.15% 늘었다. 2015년 5조1531억원, 2016년 5조1306억원, 2017년 5조330억원, 2018년 5조2208억원으로 다단계 시장은 정체기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암웨이, 애터미 등 한국허벌라이프 경쟁 업체들은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애터미 매출은 2016년 5066억원, 2017년 5978억원, 2018년 6571억원, 2019년 7549억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애터미는 시장 진입 초기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위주에서 최근에는 생활 소형가전을 비롯해 생필품, 식품, 패션 제품까지 영역을 넓혔다. 대형 직판업체로는 처음으로 이커머스 플랫폼까지 만드는 등 다양한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암웨이 매출 규모도 2016년 7314억원, 2017년 7596억원, 2018년 7736억원으로 커지고 있다. 다만 2019년 7429억원으로 다소 주춤했다.

한국암웨이는 2025년 20조원 규모로 커질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 공략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마이팩 바이 뉴트리라이트’를 출시했다.

반면 한국허벌라이프 매출은 2016년 1510억원, 2017년 1142억원, 2018년 1094억원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9년에는 1215억원으로 반등했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들이 신사업에 몰두하는 동안 한국허벌라이프가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도 실적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