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소환한 부유세] ②바이든 출범하면 미국서도 부유세 도입될까
2021-01-15 07:35
불어난 적자에 양극화 심화까지...몸살 앓는 미국
바이든, 부유세 본격 시동걸까...위헌 논란 우려도
바이든, 부유세 본격 시동걸까...위헌 논란 우려도
미국에서 '부유세(wealth tax)' 논의가 재점화됐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논란이 됐던 부유세가 다시 등장한 건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이상 지속하면서 정부 재정이 악화한 데다 부의 양극화까지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민주당을 중심으로 몇몇 주(州) 정부는 부유세 도입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부유세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오긴 했지만,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면서 논의를 시작할 불씨는 아직 살아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5779억 달러(약 628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61% 급증한 수치다. 재무부는 매년 10월부터 시작되는 미국 회계연도 상 1분기의 역대 최대 적자액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재유행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12월 한 달간 기록한 적자액은 1436억 달러(약 157조5000억원)에 이른다. 2019년 12월에 기록한 133억 달러에서 무려 10배 넘게 불어난 것.
적자가 늘어난 데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는 지금까지 총 다섯 차례 코로나19 관련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지난달에도 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처리한 바 있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해 미국의 곳간은 더욱 메말라 갈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그 규모가 2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팬데믹은 경제 불평등도 키웠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지난해 봄 저점 대비 모두 60% 이상 폭등했다. 미국의 전체 주식과 펀드의 절반 이상을 이른바 '슈퍼리치'라고 불리는 상위 1%가 가진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이들의 자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또 현재 미국 억만장자 651명의 순 자산은 약 4조 달러로 추산되는데,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불과 10개월 만에 1조 달러, 약 36%가 불어났다. 반면 가난의 골은 더 깊어졌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는 10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사회가 붕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이 상황을 논리적이고 정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몇몇 사람이 모든 걸 얻기 위해 나머지 사람들이 모든 걸 잃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금은 매우 중요한 도구다. 수입과 부의 격차를 줄이면서 수익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삭스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나 부자들은 영광이나 권력, 명성, 자신들의 분야에 공헌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전부일 수 있다. 그들의 동기가 돈이 아닐 수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세계 억만장자가 대거 거주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에서는 이미 부유세 도입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보면 세계 억만장자 10명 중 6명이 이 두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그간 바이든 당선인이 부유세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오긴 했지만,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의 출범과 함께 부유세 논의가 본격화하면 위헌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다. 미국 수정헌법 16조는 의회에 자산이 아닌 소득에 대한 조세권만 부여했다. 부유세를 향후 잠재 투자 수익 등을 의미하는 '귀속소득'으로 보면 문제 될 게 없지만, 그러지 않으면 헌법상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
부유세를 미국 헌법 1조 2항에서 규정한 직접세로 보면 된다는 견해도 있지만, 직접세는 각주의 인구 비중에 맞춰 걷게 돼 있다. 뉴욕과 캘리포니아주처럼 부자들이 많이 사는 주에서 부유세가 늘어나면 세수 비중이 인구 비중보다 높아져 문제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부유세가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직면할 때를 대비해 양도소득세 등 다른 부자세 카드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민주당을 중심으로 몇몇 주(州) 정부는 부유세 도입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부유세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오긴 했지만,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면서 논의를 시작할 불씨는 아직 살아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불어난 적자에 양극화 심화까지...몸살 앓는 미국
비교적 경제 기초체력이 좋았던 미국도 코로나 사태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다.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5779억 달러(약 628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61% 급증한 수치다. 재무부는 매년 10월부터 시작되는 미국 회계연도 상 1분기의 역대 최대 적자액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재유행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12월 한 달간 기록한 적자액은 1436억 달러(약 157조5000억원)에 이른다. 2019년 12월에 기록한 133억 달러에서 무려 10배 넘게 불어난 것.
팬데믹은 경제 불평등도 키웠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지난해 봄 저점 대비 모두 60% 이상 폭등했다. 미국의 전체 주식과 펀드의 절반 이상을 이른바 '슈퍼리치'라고 불리는 상위 1%가 가진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이들의 자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또 현재 미국 억만장자 651명의 순 자산은 약 4조 달러로 추산되는데,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불과 10개월 만에 1조 달러, 약 36%가 불어났다. 반면 가난의 골은 더 깊어졌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는 10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사회가 붕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이 상황을 논리적이고 정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몇몇 사람이 모든 걸 얻기 위해 나머지 사람들이 모든 걸 잃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금은 매우 중요한 도구다. 수입과 부의 격차를 줄이면서 수익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부유세 본격 시동걸까...위헌 논란 우려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 적자와 심화되는 부의 양극화 문제가 불거지면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부유세 논의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특히 세계 억만장자가 대거 거주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에서는 이미 부유세 도입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보면 세계 억만장자 10명 중 6명이 이 두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그간 바이든 당선인이 부유세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오긴 했지만,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의 출범과 함께 부유세 논의가 본격화하면 위헌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다. 미국 수정헌법 16조는 의회에 자산이 아닌 소득에 대한 조세권만 부여했다. 부유세를 향후 잠재 투자 수익 등을 의미하는 '귀속소득'으로 보면 문제 될 게 없지만, 그러지 않으면 헌법상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
부유세를 미국 헌법 1조 2항에서 규정한 직접세로 보면 된다는 견해도 있지만, 직접세는 각주의 인구 비중에 맞춰 걷게 돼 있다. 뉴욕과 캘리포니아주처럼 부자들이 많이 사는 주에서 부유세가 늘어나면 세수 비중이 인구 비중보다 높아져 문제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부유세가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직면할 때를 대비해 양도소득세 등 다른 부자세 카드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