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의 트럼프?' MLB 레전드, 美 시위대 옹호 발언 구설수

2021-01-08 17:12

선수 시절의 커트 실링. [사진=연합뉴스]

은퇴 후 각종 비하, 조롱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레전드' 커트 실링(54)이 이번에는 미국 연방의사당 폭력 사태를 일으킨 시위대를 옹호하고 나섰다.

실링은 7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미국 민주당이 폭동을 일으킬 땐 손 놓고 있던 겁쟁이들이 권리와 민주주의, 부패의 종식을 위해 싸우는 이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즉 미국 연방의사당에 무단으로 침입해 각종 소요를 일으킨 시위대를 옹호하고, 시위대를 저지하고 비판하는 이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투수로서 남다른 기량을 선보이며 MLB의 역사를 장식한 실링이었지만, 선수가 아닌 한 개인으로서는 트러블메이커였다. 
 

'레전드 투수' 커트 실링은 과거 무슬림을 나치에 비유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사진=커트 실링 트위터]

특히 2007년 은퇴 후 무슬림을 나치 취급하거나 성 소수자를 조롱하는 등 도를 넘는 비상식적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왔다.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자임을 밝히며 '언론인은 나무에 목매달라'라는 의미를 지닌 유세 티셔츠에 '멋지다'고 표현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실링은 선수로 활약한 20시즌 동안 통산 6차례 올스타에 선정됐으며, 무려 3차례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는 등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상술한 각종 '문제 행동'으로 인해 출중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는 헌액되지 못했다. 벌써 8번이나 도전했지만 미국야구인기자협회(BBWAA)는 그를 외면했다.
 

과거 피에 젖은 양말을 신고 경기에 열중하던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사진=보스턴 레드삭스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은 동일인이 10번만 도전할 수 있으며, BBWAA 투표율 75% 이상을 달성해야 입성할 수 있다. 지난해 투표율 70%를 기록한 실링은 지난해 9번째 도전장을 던졌다.

일부 현지 매체들은 실링의 명예의 전당 헌액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그는 선수 시절 '피에 젖은 양말'을 신은 채 투구에 열중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BBWAA가 그를 '성적'으로 평가할지, '성품'으로 평가할지는 오는 27일이 되어서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