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글로벌 뱅킹] 수익성 악화·부실여신 증가...은행간 M&A 본격화
2021-01-06 08:00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은행 간 인수·합병(M&A)가 활발해지고 있다. 수익성 악화 및 경쟁 심화, 부실여신 증가에 따른 신용비용 급증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럽 은행권에서 370억 달러에 달하는 M&A가 성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규모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인테사산파올로(Intesa Sanpaolo)가 우비은행(UBI Banca) 인수에 필요한 지분
3분의 2를 확보하며 유럽 은행권에서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합병 딜을 완성했다.
스페인 카이샤은행(CaixaBank)과 방키아(Bankia)는 합병에 합의하며 6500억 유로 규모 자산과 2000만명 고객을 보유한 스페인 최대 은행으로 재탄생했다. 스위스의 최대 금융그룹인 UBS도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와의 합병 가능성 검토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PNC가 스페인의 BBVA 미국 부문을 116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116억달러 규모), 헌팅턴 뱅크셰어스는 TCF파이낸셜을 60억 달러에 인수했다. 지난해 미국 은행권의 M&A는 코로나19발 경기 부진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건수 자체는 줄었으나, 10월에만 11개 딜이 발표됐다.
이처럼 글로벌 은행 간 M&A가 활발해진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영향이 크다. 특히 유로존 은행들이 크게 고전하면서 M&A가 늘었다.
지난해 6월 기준 유로존 은행권 자산수익률(ROA)은 0.03%에 불과하다. 인구 대비 은행 또는 은행지점 수가 과도하게 많은 데다, 경쟁이 심화한 점은 수익성을 더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유로존 은행 절반 이상의 지난해 연간 ROE는 0.1%를 밑돌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글로벌 금융사들의 M&A는 본격화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은행권 부실여신 및 신용비용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은행권 수익성 부진이 강화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겹쳐 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나고, 신용비용·부실여신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은행산업 전반의 구조조정 필요성 및 전략적 인수 기회가 늘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