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업계, 기분 좋은 출발...새해에도 호실적 이어질까

2021-01-05 05:15
전세계, 코로나19 극복 위한 경기부양·재생에너지 확대..시장 전망 밝아

전선업계가 지난해 연말부터 계속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등 호재를 등에 업고 새해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지난해 3월 런던금속거래소 기준 톤(t)당 4617.50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 구리 가격은 지난달 18일 796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톤당 6000달러 부근에서 움직이던 코로나19 이전 가격과 비교해도 약 30% 증가한 가격이다.

전선업계는 구리 가격 변동성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전선 판매가격과 구리 가격을 연동하는 계약을 맺는다.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 이익 감소라는 위험은 덜게 되고 매출 상승이라는 호재만 남게 되는 셈이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경기부양책이 많이 나오면 구리를 활용한 인프라 확장 등 수요가 늘어나 구리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의 상승세도 이런 추가 수요가 구리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선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업계에 호재로 여겨진다.

새로운 발전소가 들어서면 발전소와 기존의 전력망을 잇기 위한 전선 수요가 생긴다. 또한 재생에너지가 늘어날수록 공급변동성 완화를 위해 전력망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게 된다.

실제로 업계 1위 LS전선은 지난 11월 덴마크 해상풍력 개발업체 오스테드와 5년간의 초고압 해저 케이블 우선공급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2위 대한전선은 지난해 7월 영국 국영 전력회사인 내셔널그리드와 약 925억원 규모의 전력망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은 런던 전력공급 안정화를 위해 추진되는 ‘런던 파워 터널 2단계’ 프로젝트에 승선하게 됐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을 표방하며 203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지난해 설비용량(20.1GW)의 4배 수준인 77.8GW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전선업계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대규모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경우 프로젝트 호흡이 길다 보니 전선업계는 당장 눈에 띄는 성과보다는 전망성에 의미를 두고 있다. 

또 다른 전선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수주가 예상되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장기적인 방향성 측면에서는 분명히 전선업계에 유리한 흐름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해저 케이블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