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2021 경제 법 7픽①] 무더기 反기업법…2021년도 '규제 쓰나미' 몰려온다
2021-01-05 05:00
정부·여당 중심 경제3법 등 기업규제법 대거통과
과잉입법 논란 속 강행…"경영 위축" 재계 맹비난
'중대재해 기업 처벌' 포함 옥죄기法 줄줄이 대기
과잉입법 논란 속 강행…"경영 위축" 재계 맹비난
'중대재해 기업 처벌' 포함 옥죄기法 줄줄이 대기
[데일리동방] 신축년을 맞은 재계는 장기화 국면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 보다 거대 여당 중심의 잇단 '반(反)기업법' 발의에 탄식을 쏟아낸다. 이미 코로나19로 위축된 시장에 각종 규제로 기업을 옥죄는 법안들이 올해 대거 시행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의석수 174석의 우위에 선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기업규제 법안 발의에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법안은 지난해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를 통과한 이른바 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과 노조법 개정안 등이다.
경제3법은 재계의 수위 높은 비판은 물론 "당초 입법 취지에서 크게 후퇴했다"는 민주당 내 불만이 나올 정도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상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이었던 의결권 '3% 룰'은 완화됐고,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 고발권이 유지된 채 국회 문턱을 넘어섰다. 금융회사 2개 이상을 운영하고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을 감독하는 내용의 금융집단감독법도 통과했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목적으로 한 노동3법(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 역시 노조의 세력만 키워 회사 경영에 치명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재계의 우려를 보란듯이 따돌렸다. 이들 법안은 지난해 12월9일 국회 본회의에서 모두 가결됐다.
그간 녹록지 않은 기업 사정을 호소하며 경제3법 등의 입법을 강력 반대해 온 재계는 이런 반기업법이 과잉 양상을 띤다고 비판한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그렇게까지 처리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지금도 있다"며 "대다수의 성실한 기업을 생각하면 과잉 입법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3법 입법 저지에 나섰던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이번 가결이 경제 회복은커녕 기업 활력을 떨어뜨려 미래성장 동력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내 경제 단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경제3법에 따라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평이 나왔다.
해당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경제 단체들은 지속해서 규제들의 보완을 촉구하고 나섰다.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의결권 제한이 주주 권리와 사유재산권을 과도하게 규제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을 펴고, 공정거래법 개정안에서는 간접지분에 대해 내부거래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요청을 이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초부터 입법 예고된 기업규제들이 겹겹이 대기 중이라는 점이다. △산업재해 발생 시 사업주의 처벌을 강화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기업대상 소송에서 피해자 일부가 이길 경우 소송 미참여자들도 같은 배상을 받는 '집단소송법' △기업 행위에 따른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대형점포의 영업규제 강화한 '유통산업발전법' 등이 줄줄이 국회 가결을 앞두고 있다.
여당은 오는 3월 열리는 올해 첫 임시국회에서 집단소송법 등을 통과시킬 방침인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경제 단체는 불필요한 소송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결사 반대"를 주장한다.
전경련은 현행 30대 그룹 기준의 소송비용을 1조65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집단소송법 등이 시행되면 소송비만 최대 10조원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총은 "악의적 의도를 가진 소비자나 외국의 집단소송 전문 로펌까지 소송 제기를 빌미로 부당한 요구를 하거나 소송이 남발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