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2021 아웃룩⑧] 유동성 타고 증권업 '순항'…부동산 규제 반사이익도
2020-12-29 06:30
핀테크 기업 약진…'금융+IT 기술' 늘 듯
◇유동성 장세 지속…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식 시장 관심 지속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0년 개인의 주식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연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동기 대비 138.9% 증가한 2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은 코스피가 급등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19일 코스피는 8% 넘게 폭락하며 10년 8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인 1457.64를 기록했지만 12월24일에는 2806.86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증시 호황은 한국은행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인하해 유동성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연 1.25%였던 기준금리를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총 0.75% 인하해 연 0.5%로 유지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화폐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시중에 풀린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증권사들의 실적도 개선세를 보였다. 국내 상위 6개 증권사 2019년 3분기 영업순수익은 5조9653억원이었지만 2020년 3분기는 6조5657억원으로 약 6000억원 늘었다. 특히 브로커리지 분야의 순이익이 급증했다.
코로나 사태가 2021년에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저금리 기조도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주식 시장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7~2019년 전체 주택 공급 물량의 3분의 2 가량을 유주택자가 매수했지만 종부세, 취·등록세 인상 등과 같은 규제 강화로 유주택자의 주택 신규 매수의 축소가 전망된다”며 “저금리의 안정적 자금 시장이 유지됨에 따라 자산가들은 레버리지를 활용해 새로운 투자 대안 찾기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주식 거래대금이 26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0년 말(30조5000억원) 대비 12% 감소한 수치이지만 증시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2021년 일평균 거래대금을 20조1000억원(전년대비 -6.6%)으로 전망했다. 다만, 2021년에도 올해처럼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고 주가지수가 밴드 상단에 근접하면 25조2000억원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의 부동산 정책, 주식시장 세제 개편 및 뉴딜펀드 조성 등을 감안하면 정부는 유동성을 주식시장으로 유입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공매도 금지 연장 등 환경적 요인도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평가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핀테크 기업의 증권업 진출…“디지털 혁신 가속화”
2021년 1분기에는 핀테크 기업이 만든 토스증권이 출범한다. 토스증권은 1800만명에 달하는 송금 플랫폼 토스의 가입자를 고객 접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시작과 동시에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올해 2월부터 시작한 카카오페이증권도 카카오 플랫폼 가입자들을 기반으로 가입자 수를 늘리고 있다.
이처럼 기술 기업들의 증권업 진출이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핀테크 기업들은 전통 증권사들이 취약한 소비자 친화적 서비스와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등장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 모두 고객 기반을 보유한 강력한 플랫폼 사업자들이기 때문에 기존 전통 증권사들의 고객의 수요를 빼앗아갈 여지가 크다”며 “단순한 디지털화를 넘어서서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소비자 친화적 금융 서비스를 증권사들이 개발하고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