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아파트값 13.5% 올라...상승률 작년의 세 배

2020-12-24 16:02
매매·전세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 기록
임대시장 불안정, 저금리, 유동성 영향

올해 전국 아파트값과 전셋값은 나란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매매·전세 모두 상승률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임대차시장 불안정과 저금리, 풍부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해서다.
 

[사진 = 부동산114]

24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3.46% 올라 지난해 변동률(4.17%)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17개 광역시도가 일제히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세종이 42.81% 상승해 오름폭이 가장 컸다. 지속적인 인구유입과 정주여건 개선,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와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대전은 조정대상지역(대전 전체), 투기과열지구(동·중·서·유성구) 지정에도 불구, 19.87% 올라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혁신도시 지정과 도시철도 2호선 추진 등 개발 호재 등으로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계속됐다.

경기는 17.48% 올랐다. 지하철 5호선 연장 하남선 1단계 구간 개통과 3기 신도시 청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남이 가장 많이 올랐고, 전세 매물 부족으로 매매 수요가 이어졌던 화성과 풍선효과가 나타난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등의 상승폭이 컸다.

부산은 분양시장의 호조세에 힘입어 15.29% 상승했고 서울은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매수세가 이어진 노원·도봉·강북과 업무시설 접근성이 양호한 관악·동대문·중구 등이 가격 상승을 이끌면서 13.81% 올랐다.

지난해 하락했던 강원, 경남·경북·충북·전북·울산 등은 입주물량 감소와 지역 경기 일부 회복으로 올해 상승 전환됐다.
 

[사진 = 부동산114]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도 올해 12.47% 올라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전세시장은 2020년 들어 새 임대차법 시행과 청약 대기수요 증가, 실거주요건 강화, 전세의 월세 전환 등으로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며 오름폭을 키웠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하락했던 세종이 34.59%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정주 여건 개선과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세종시는 최근 5년(2015~2019년)간 평균 1만3000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했으나 올해는 5600가구 입주에 그쳤다.

이어 대전(17.61%), 경기(17.16%), 서울(14.24%) 순으로 아파트 전셋값이 올랐다. 전반적인 매물 부족으로 여름 휴가철에도 비수기 없이 오름세가 유지됐다. 지난해 하락했던 강원, 경남, 부산, 충북, 경북 등도 올해 오름세로 전환되면서 17개 전국 광역시도 모두 상승세로 마감했다.

내년에도 전세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더해지며 전셋값과 매맷값이 동반 상승할 전망이다.

전세난이 장기화될 경우, 서울 외곽지역·경기 일부 지역 전세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며 수도권 집값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입주물량 감소도 불안 요인 중 하나다.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7만3649가구로 2020년 36만2815가구 대비 25% 정도 감소했다. 최근 5년(2016~2020년) 평균 공급물량에 비해서는 30% 정도 줄어든 수치다.

아파트 공급물량은 재작년 45만9879가구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1년에는 30만가구 공급선이 무너지게 된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에서 15만5342가구가 공급되며, 지방 5대 광역시와 기타지방에서 각각 4만6156가구, 7만2151가구가 풀린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 보유세 부담에 따른 다주택자 매물 증가 등으로 올해처럼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이 나타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중 보유세 부담으로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이어지며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부터 매물이 출회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 경우 올해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세종, 대전 등은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지역 경기 침체와 대규모 공급 등으로 오랜 기간 하락세를 보였던 일부 지역은 대규모 공급에 대한 부담, 미분양 물량 등이 해소되면서 집값 회복이 예상된다.

전세시장 역시 유통 가능 매물 감소에 따라 내년에도 상승세가 예측된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월세 전환이 꾸준하고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으로 청약 대기수요도 여전한 상황이다. 크게 줄어드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도 불안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