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바뀌었으니 의사국시 재시험?...누리꾼 "국민 누가 동의했나"

2020-12-21 00:01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총리가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반대해 의사 국가시험을 거부하는 집단시위를 벌였던 의대생들을 위해 재시험을 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쳐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의대생들에게 재시험 기회를 줄 수도 있냐'는 질문에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국민 여론도 바뀌는 것 같다"며 "국민 여론 때문에 신중한 입장이었는데 정부가 조만간 현실적인 여러 상황도 감안해 조처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도 의료공백으로 인한 문제들에 공감하고 있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앞서 의대생 본과 4학년 학생들은 지난 8월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반발해 의사 국가고시를 집단으로 거부한 바 있다.

이후 정부가 의료수급 불안정을 이유로 두 차례나 재접수 기회를 부여했지만 의대생들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지난달 10일 시행된 올해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응시대상자는 3172명으로 이 중 446명만 시험을 치렀다. 결국 2000명이 넘는 의료공백이 발생한 셈이다. 

현실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에서 의료인력 수급 정상화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위기의 순간 국민 목숨을 볼모로 대규모 파업에 나선 의료계를 향한 국민들의 반감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누리꾼들은 "어느 국민 여론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설명해보세요", "의사국시를 승인하면 형평성에 맞지 않습니다", "기회를 다시 준다면 집단 이기주의에 정부도 편을 드는 것", "의사 국시 다시 보게 하는 건 특혜다. 국민 핑계대지 말라", "혼란스러운 시기에 본인들이 거부해놓고, 공평해야지요" 등 재시험 가능성에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국시 거부 당시에도 국민 반발은 거셌다. 당시 올라온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라는 국민청원은 최종적으로 5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은 이성을 되찾아야 할 때라며 여론을 다독이고 나섰다. 

한 누리꾼은 "지금은 퇴직한 의료 인력들도 끌어모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의사는 1년만 안 뽑으면 병원이 안 돌아가니 그 피해는 누가 봅니까? 국민들이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코로나와의 전쟁인데 지휘관격인 의사들이 없으면 안 된다"라며 "당장 본인이 아픈데 의사가 없으면 난감한 건 국민들"이라고 보탰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닷새 연속 1000명대를 기록하면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이 바닥날 위기에 처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날(19일)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전국 575개 중 38개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중증환자 치료 가용 병상이 경기 2개, 인천 1개 등 3개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