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더빙은 필수”...실질적 조언 오간 유럽콘텐츠산업 세미나
2020-12-16 17:41
콘진원, ‘2021 유럽 콘텐츠 산업 전망 세미나’ 18일까지 온라인 개최
“프랑스 제작자가 프랑스 국립영화센터의 지원을 받으려면 다양한 조건들을 만족 시켜야 한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두 나라가 협의를 통해 양측 시스템을 통일할 수 있다면 교류는 더욱 활발해 질 것이다.”
프랑스 어린이 콘텐츠 기업 ‘조디악 키즈’(Zodiak Kids)의 최고경영자(CEO) 브누아 디 사바티노가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국내 콘텐츠 기업이 유럽에 더욱 활발하게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들이 개선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김영준·이하 콘진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본격적인 신한류 진출을 준비하기 위해 16일부터 오는 18일까지 3일간 ‘2021 유럽 콘텐츠 산업 전망 세미나’(LET’S TALK CONTENT COLLAB EU&KOREA)를 온라인을 통해 개최한다.
유대종 주 프랑스 대한민국 대사는 축사를 통해 “많은 산업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콘텐츠 산업만큼은 성장세다. 한국의 저작권무역수지는 2020년 상반기에 역대 최고 흑자를 달성했다”며 “이번 세미나가 한국과 프랑스 나아가 한국과 유럽의 콘텐츠 산업 간의 상생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쎄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및 IT 경제 장관은 “프랑스와 한국은 기술교류에 있어 문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공통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양국은 디지털화된 경제와 사회에 도달하는 일 등 공통의 도전과제를 갖고 있다”고 기조연설을 통해 짚었다.
프랑스 공중파 방송사 ‘M6’ 어린이 및 청소년 프로그램 사업부부장 쥴리엉 피그가 ‘프랑스 공중파 방송사들이 원하는 콘텐츠란?’에 대해, 사비티노 CEO가 ‘아시아 최고의 콘텐츠 파트너는 한국이다’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한국기업이 유럽시장에 진출할 때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이 이어졌다. 사비티노 대표는 “한국의 영화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 빛을 발하고 있다”며 “아주 특수한 한국문화를 영화산업을 통해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가 특별한 한국문화를 수용할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이어 사비티노 대표는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다르다. 애니메이션은 전 세계 아이들이 보기 때문에 문화적 요소가 너무 강하면 안 된다”며 “오히려 어떻게 해야 국제적인 표준을 맞출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드라마를 불어권 국가에 최초로 공급한 프랑스 한국 드라마 스트리밍 플랫폼 ‘드라마패션’(DRAMAPASSION)의 CEO인 앙드레 드 세믈리앙은 ’유럽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OTT 콘텐츠와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세믈리앙 대표는 중요한 포인트로 ‘언어의 장벽’을 꼽았다. 그는 “미국 드라마가 프랑스에 방영될 때 오리지널 버전에 프랑스어 자막만 있다면 큰 성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과반수의 사람들은 프랑스어 더빙 버전을 보러 간다”며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팬층을 넘어 더 많은 관객을 확보하려면 좋은 품질로 더빙을 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콘진원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 유럽비즈니스센터를 개소하고, 유럽 각국에 한국의 콘텐츠 홍보는 물론 한국 콘텐츠기업의 현지 비즈니스를 돕기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미국·중국·일본·인도네시아·베트남·UAE에도 해외 비즈니스 센터를 운영, 글로벌 콘텐츠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K-콘텐츠 기업을 위한 현지 창구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은 “코로나가 사라진 이후 유럽 콘텐츠 시장을 조망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프랑스 격언 중 ‘의지가 준비돼 있을 때 발은 가볍다’는 말이 있다. 여러분의 의지가 준비돼 가벼운 발걸음이 될 수 있게 콘진원이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