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2개월 '소송전' 예고...법원 판단은?

2020-12-16 11:55
직무집행정지 달리 '징계 사유' 쟁점될듯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정직 결정에 대해 불법·부당한 조치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16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의결하고 정직 2개월 처분을 결정한 것을 두고 윤 총장 측이 법적 대응을 공식화했다.

윤 총장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직 결정은) 임기제 검찰총장을 내쫓기 위해 위법한 절차와 실체 없는 사유를 내세운 불법·부당한 조치"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법치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반발했다.

윤 총장 측이 진행할 행정소송은 본안인 징계처분 취소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4일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했을 당시에도 본안인 직무정지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소송을 각각 냈다.

당시 심리를 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미연 부장판사)는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려 일주일 만에 윤 총장은 다시 대검찰청으로 돌아가 총장직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조 부장판사는 '긴급성'과 '회복할 수 없는 손해'라는 점을 들어 인용 결정을 했지만, 정작 '본류'라고 할 수 있는 징계 사유는 판단하지 않았다. 징계가 정식으로 내려진 것이 아니라 징계 결정이 있기까지 직무만 정지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식으로 징계 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에 본안소송(징계취소 소송)은 물론 가처분 신청에서도 징계 사유를 두고 공방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른바 '판사 사찰' 등 파괴력이 큰 사안도 법원 판단이 내려질 수밖에 없어 앞선 직무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는 양상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 

윤 총장 측은 징계 혐의의 부당성과 함께 '절차적 위법성'이 있었음을 동시에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윤 총장 측은 징계 과정에서 혐의 소명보다 절차상 문제를 꼬투리 잡는 데 집중해 왔다. 징계위에서 최종 의견진술을 하지 않고 자리를 뜬 것도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주장을 부각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모든 절차에서 충분히 기회를 줬고 (최후진술 준비 시간도) 1시간이면 할 줄 알았는데 포기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앞서 윤 총장 손을 들어줬던 직무배제 집행정지 가처분과는 달리 징계처분 집행정지 사건 승산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윤 총장 임기가 남아 있는 만큼 정직 2개월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로 보기 어렵다는 것인데, 법원의 판단도 이와 같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