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출 시장 '꽁꽁'...대출은 막히고 주담대 금리는 올라
2020-12-16 08:56
연말 대출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하면서 시중은행 대출이 줄어든 가운데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승하면서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르면서 주담대 금리 동반 상승도 불가피해졌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코픽스 기준 신규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일제히 올린다. 지난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0.9%로 전달보다 0.03%포인트 상승하면서 이를 적용하는 것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올랐다는 것은 은행이 돈을 조달할 때 전보다 비용이 많이 들었다는 뜻이다. 은행으로서는 그만큼 많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하게 되는 것으로, 신규 취급액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대출 금리도 오르게 된다.
각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연 2.79~3.99%로 전달(2.76~3.96%)보다 0.03%포인트 올린다. 우리은행도 연 2.76~3.86%로 역시 0.03%포인트 상향한다.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삼는 신한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연 2.45~3.70%로 한달 전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금융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삼는 하나은행 역시 연 2.686~3.986%로 한달 전 대비 0.073%포인트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는 잔액기준과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11월 1.21%, 0.06%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각각 0.04%포인트씩 내린 수준이다. 이에 따라 KB국민, 우리, NH농협은행의 신잔액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전날보다 0.04%포인트씩 낮아졌다. 국민은행은 2.77~3.97%, 우리은행은 2.82~3.92%, 농협은행은 2.75~3.76%로 하향 조정된다.
이런 가운데 연말 신규 대출 시장은 얼어붙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에 대출 수요가 몰리자 대출규모를 줄이는 가계부채 총량 관리 조치를 권고하면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0월 말 128조8431억원에서 지난달 말 133조6925억원으로 한 달 동안 거의 5조원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생활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다 최근 ‘영끌’ ‘빚투’ 열풍까지 불면서 주택매매나 주식투자에 신용대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은 14일부터 연말까지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원칙적으로 막기 시작했다. 기존 신용 대출과 더해 1억원을 초과하면 대출 승인을 내지 않는다. 또 다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KB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는 ‘타행 대환 주택담보대출’도 연말까지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1일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은행도 15일부터 올해 마지막 날까지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직장인 신용대출의 비대면 신청을 중단한다. 또한 신한은행은 연말까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과 오피스텔 담보대출 접수도 중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