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전광판을 뒤집어 놓은 중학생, 1년만에 잡혀

2020-12-14 08:38
전광판 원격제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프로그램 아이디, 비밀번호 버젓이 노출

‘조선일보 전광판 중학생한테 다 털렸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난해 12월 14일 부산 도시철도 1·2호선 서면역 인근 한 건물 옥상에 설치된 디지털조선일보 전광판 화면에 이상한(?) 메시지가 나타났다.

해당 전광판에는 '중학생에게 다 털렸다'는 내용의 황당한 문구가 송출되고 있었다. 평소 뉴스나 광고 화면을 내보내고 있던 전광판에 '해킹'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1년 뒤, 경찰은 이 소동의 장본인이자 중학생인 A군을 특정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음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한 용감한(?) 중학생에 의해 이슈가 된 부산 서면의 전광판. [사진=온라인커뮤니티 ]


조사 결과 당시 전광판 운영 업체가 원격 제어 용도로 사용하던 프로그램이 자동 업데이트되면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포함한 로그인 화면이 전광판에 그대로 노출됐고, 이를 우연히 발견한 A군이 프로그램에 접속해 조롱성 문구를 게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발생 당시 내사에 착수, 인터폴 등과 국제 공조 수사까지 벌여가며 A군 신원을 특정했지만 그 실상은 어처구니없이 허술한 보안 체계가 빚어낸 촌극일 뿐이었다.

한편 A군은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 때문에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형사미성년자여서 가정법원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