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로비 의혹' 윤갑근 전 고검장 구속..."도주·​증거인멸 우려"

2020-12-11 04:04
김봉현 옥중입장문 설득력 얻었다는 의견도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현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라임 사태'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로비 대상으로 폭로한 윤갑근 전 대구고등검찰청장(현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이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 58분까지 3시간가량 윤 전 고검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다음날인 11일 오전 3시 10분쯤 영장을 발부했다.

성 부장판사는 "도망과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고 영장을 발부하며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형사6부(김락현 부장검사)는 윤 전 고검장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0월 옥중 입장문을 통해 "라임자산운용 청탁 건으로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과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했고, 우리은행 행장과 부행장 등에도 로비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검찰은 해당 정치인을 윤 전 고검장으로 특정했다. 그러면서 우리금융그룹과 윤 전 고검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고검장이 우리은행 로비와 관련해 라임 측에서 돈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에게서 "우리은행이 지난해 4월 라임 펀드 판매를 중단하자 우리은행 상대 로비를 위해 윤 전 고검장에게 법률 자문료 형식으로 2억2000만원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라임펀드 판매사 중 한 곳이다.

검찰은 계좌 추적도 진행해 라임 투자자인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을 통해 윤 전 고검장 법인 계좌에 돈이 들어간 정황도 파악했다.

이에 대해 윤 전 고검장은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나서며 취재진에게 "정상적인 법률사무를 처리했을 뿐이다"며 "김봉현을 전혀 모르고, 본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윤 전 고검장에 대한 신병을 확보하면서, 도주한 것으로 보이는 김 회장의 신병 확보에도 수사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고검장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이른바 '김봉현 옥중 입장문'이 설득력을 얻었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