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성분조작' 이웅열 전 코오롱회장 "모든 혐의 부인"

2020-12-10 00:00
9일 첫 정식재판…자본시장법·약사법 위반등 7개 혐의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인보사 의혹'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골관절염 신약 '인보사케이주' 성분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64)이 첫 정식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은 9일 오후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에 대한 1차 공판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정식 재판은 피고인 출석의무가 있어 이 전 회장도 법정에 나왔다. 앞선 세 차례 준비기일엔 변호인만 참석했다.

이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이날 "실체적 진실에 반한다"며 검찰 공소사실 모두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유전자 신약 개발이라는 성공 가능성이 낮은 사업을 범행을 저지르면서까지 하며 그룹 운명을 걸 이유가 있었냐"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전 회장 측은 준비기일에도 "그룹 전체나 계열사 중요 사항을 보고받았을 뿐 구체적인 업무 지시나 의사 결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검찰은 지난 7월 이 전 회장을 약사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배임증재,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방해, 금융실명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이 전 회장은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미허가 성분으로 인보사 제조·판매해 환자들에게서 약 16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인보사는 일반 사람 연골세포(1액)와 유전자 조작된 사람 연골세포(2액)를 섞어 무릎에 주사하는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다. 판매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당시 2액 성분이 '연골유래세포'라고 보고했지만 실제론 '신장유래세포'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인보사 국내 임상시험 과정에서 2011년 임상책임의사 2명에게 코오롱티슈진 스톡옵션 1만주를 주고, 2017년 4월엔 주식을 무상 교부한 혐의도 있다.

2015년 미국 임상이 중단된 사실을 숨기고 현지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홍보·허위 공시해 지주사·코오롱생명과학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고, 2016년 6월 티슈진이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에서 임상 중단 명령을 받은 걸 숨겨 한국수출입은행에서 1000만 달러(약 120억원) 상당 투자를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를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봤다.

차명주식 거래 양도소득세를 피하려고 2015년 11월~2016년 5월 사이 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해 77억원 상당 미술품을 산 혐의도 있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13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