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참위 "옥시RB,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조직적으로 축소·은폐"
2020-12-09 15:03
"김앤장도 관여한 정황...법원과 피해자 기망"
옥시레킷벤키저(옥시RB)가 가습기살균제 유독성을 확인하고도 오히려 참사 축소·은폐를 위해 조직적으로 대응했다는 조사결과가 또 나왔다. 또 이 과정에서 옥시RB 법률자문 김앤장 법률사무소도 관여한 정황이 수면 위에 올랐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사참위 대회의실에서 '옥시RB·김앤장 가습기살균제참사 축소·은폐 의혹에 대한 조사결과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폭로했다.
사참위에 따르면 2011년 8월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살균제와 폐손상 간 연관성을 발표한다. 이에 옥시RB는 2011~2014년 국내외 실험기관에서 자사 제품(옥시싹싹) 흡입독성실험을 진행했으며, 당시 옥시RB는 실험결과 가습기살균제와 폐손상 간 인과과계를 확인했다.
옥시RB 대표이사였던 거라브 제인이 2011년 10월 본사 소속 변호사들과 연구소 직원들로 '가습기살균제 대응팀'을 구성해 조직적으로 참사 축소·은폐를 위한 대응을 하려 했다고 사참위는 밝혔다.
사참위는 또 '옥시RB가 김앤장에 2011~2015년 가습기살균제 관련 업무 비용으로 약 95억원을 지급하며, 질본 발표·실험결과·민형사사건 관련 업무 대응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참위는 옥시RB와 김앤장·실험기관 사이 오간 이메일·서신을 공개하면서 조직적인 은폐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예용 가습기살균제사건 진상규명 소위원장은 "위원회 조사결과 가해기업이 진실을 외면하고 숨기기에 바빴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옥시RB가 법원과 피해자를 기망한 것은 아닌지, 김앤장 변호사들 업무수행에 문제는 없었는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