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예능' 타고 돌아온 추억의 브랜드…재도약 성공할까

2020-12-08 15:46
워크맨 만난 에뛰드…네고왕 손잡은 스킨푸드
"안녕하세요 공주님"…그 시절 인사에 10년 전 유행템도 눈길

빽투프린세스 프로모션 포스터. [사진=에뛰드 제공]

화장품 로드숍 1세대 대표 브랜드들이 유튜브 웹예능을 통해 재조명받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에뛰드는 최근 유튜브 '워크맨' 채널을 통해 방송인 장성규가 에뛰드 일일 매장 직원으로 일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장성규는 10년 전 에뛰드의 핑크색 치마 유니폼을 입고 현재는 사라진 에뛰드 특유의 "안녕하세요, 공주님" 인사법으로 고객을 맞이했다. 이날 기준 270만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에뛰드는 여기에 더해 10년 전 가격으로 할인하는 '빽투프린세스위크'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과거 에뛰드를 추억하게 하는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준비해 워크맨 열풍에 열기를 더한다. 

앞서 스킨푸드는 '네고왕'과 손잡고 전 제품 7000원 구매 쿠폰을 발급하는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행사 기간 판매량이 폭주해 일일 출고 가능 물량을 기존의 15배까지 확대했음에도 배송 지연 사태가 벌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폭발적인 구매 열기에 '로열허니 프로폴리스 인리치 에센스'는 단일 품목으로만 25만개가 팔렸다.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가 웹예능과 손을 잡는 이유는 기발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통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로드숍 브랜드는 2000년대 화장품 트렌드를 이끌며 K뷰티 도약의 발판을 닦았다.

그러나 헬스앤뷰티(H&B) 스토어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 무게 중심이 바뀌고, 중저가 제품 시장에서 기발한 콘셉트에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인디브랜드가 쏟아져 나오며 입지가 대폭 줄었다.

해외 사업 환경도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이후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 사업 환경이 어려워졌다. 올해는 코로나19까지 번지며 로드숍의 '큰손'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겼다.

스킨푸드의 경우 2012년 1850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지난해 10분의 1 수준인 190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에뛰드는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줄어든 266억원, 영업손실은 51억원을 기록해 적자를 이어나갔다.

안팎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30대에는 과거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1020세대에는 신선하고 재밌는 인상을 주는 웹예능 마케팅이 로드숍 브랜드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킨푸드와 에뛰드가 웹예능을 활용한 마케팅과 할인 등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그동안 소비자들로부터 조금은 잊혔던 로드숍에 대한 관심을 모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런 효과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 새로운 히트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 등 앞으로의 과제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