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천국의 명암] 지금은 배달 플랫폼 전성시대

2020-12-09 08:30
배달앱 1위 '배달의 민족', 지난해 월간 이용자 수 1000만명 돌파
코로나19 속 외식업 매출 감소하는 동안 배달 결제 금액은 75% 증가
'플랫폼 책임' 요구 목소리 커져… 공정위,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의 한 음식점에서 관계자가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서비스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야말로 배달 플랫폼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10년 새 배달앱 시장은 급팽창했다. 그러나 이면엔 시장 독과점과 대기업의 '갑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다. 

배달 시장이 활성화된 것은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 민족', 딜리버리히어로의 '요기요' 등 온라인 플랫폼의 역할이 컸다.

한국의 배달앱 시장은 2010년 '배달통'이 출시되면서 시작됐다. 현재 배달앱 1위인 '배달의 민족'은 2010년 6월 앱 출시 후 2년 만인 2012년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어 2014년 300만명, 2017년 500만명에 이어 2019년 5월에는 1000만명을 달성했다.

배달앱의 높은 수수료율 문제가 불거지자 지방자치단체도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경기도로, 지난 1일부터 화성과 오산, 파주 3곳에서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6일까지 약 6만명의 회원이 가입했고, 출시 첫째 날 거래액 1억1500만원, 거래 건수 4500여건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서울시, 부산시 등 전국 지자체는 자체 배달앱 서비스를 내놓으며 경쟁에 합류했다. 다만, 지자체가 내놓는 앱은 인지도가 낮은 게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배달앱 시장 2위인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한국 배달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인수합병 전략을 내세웠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해 12월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87%를 4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양사가 합병하면 국내 배달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90%를 돌파한다는 데 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한국의 2위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 중이다. '쿠팡이츠'와 '위메프오'가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시장 성장 흐름을 타고 약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 본사에 '우아한형제들의 지분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부 승인 내용이 담긴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공정위의 조건에 즉각 반발하면서 양사 인수합병을 다룰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결론이 날 전망이다. 

배달 서비스는 코로나19로 대면 서비스업이 위축되는 가운데 새로운 돌파구로 떠올랐다.

한국외식업중앙회의 '2020년 대한민국 외식업계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배달 소비 분야 카드 결제 금액은 지난해 1~9월 2조6481억원에서 올해 1~9월 4조6438억원으로 75.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외식업종 카드 결제금액은 79조7445억원에서 71조7790억원으로 10% 감소했다.

그러나 외식업계에서 배달앱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플랫폼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배달앱을 통해 주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앱 운영사가 소비자 정보를 독점하거나 원하지 않는 리뷰 이벤트를 열어야 하는 등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의 '갑질'을 규제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마련, 이번주 규제개혁위원회 회의에 상정한다.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를 거친 후 내년 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제정안에 따르면 플랫폼 사업자는 입점업체와 맺는 계약서에 타 플랫폼 입점을 제한하는지 여부, 상품·서비스 노출 기준, 수수료가 검색결과에 미치는 영향 등 14가지 필수사항을 기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