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논란 거리두는 정 총리...수도권 비상에 오로지 방역 '집중'

2020-12-08 16:28
8일 국무회의 이어 수도권 상황점검회의 주재
'수도권 코로나19 대응 특별상황실' 설치 주문
당초 8~9일 예정됐던 제주 현장점검 일정 취소
내주 목요대화선 '코로나 블루' 극복 방법 공유
내년 4월 재보선 이후 대권 레이스 참여 전망

정세균 국무총리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확산세에 방역에 우선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간 '추·윤 사태' 및 월성 원전 관련 논란 등에 고언을 이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로나19와 경기 악화로 민생이 시급한 가운데 이른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놓고 갈등하는 여야와도 대비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코로나19 대응 특별상황실' 설치 주문

정 총리는 8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제1차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당분간 수도권 방역상황과 관련해 특별한 관리와 대응을 해나가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전체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밀집해 있는 수도권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방역시스템이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수도권에 닥친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해 나가려면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국립중앙의료원 등이 참여하는 특별상황실을 운영할 필요가 있겠다"고 짚었다.

이어 정부에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코로나19 대응 특별상황실'을 조속히 설치, 수도권의 상황과 여건에 맞는 방역대책을 신속하게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정 총리는 "지금의 확산세를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대구·경북에서의 위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시민들의 방역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앞서 정 총리는 수도권 코로나19 위기 때인 지난 8월 15일과 10월 9일, 그리고 이달 6일까지 총 세 차례 서울시청에서 중대본 회의를 진행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우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도 서울시청에서 수도권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26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관광·항공업계와의 대화'란 주제로 열린 제26차 목요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주 목요대화 통해 '코로나 블루' 극복법 공유

정 총리는 이날 오전에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이번 연말연시 비대면으로 상호 간 안부를 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정 총리는 수도권 시민들에게 "대유행 단계로 진입한 수도권은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며 "필수적인 활동을 제외하고는 집에 머물러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그는 당초 이날부터 오는 9일까지 제주에 머무르며 4·3평화공원 및 풍력발전단지 등 방문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취소했다.

9일 오전엔 제주도청에서 코로나19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이어 오후엔 방역현장을 점검할 방침이었다.

대신 정 총리는 경기도청에서 중대본 회의를 열고 경기도청 홈케어시스템 운영단 사무실을 방문해 방역 현장을 점검할 방침이다.

그는 내주엔 제29차 목요대화를 통해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로 힘들어하는 시민들의 여러 사례를 소개하고, 심리상담가들로부터 극복 방법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권 내 잠룡...지금은 코로나 확산 막는 게 급선무

정 총리가 최근 코로나19 방역에 최우선순위를 뒀다는 점은 그의 페이스북 게시글에서도 잘 드러난다. 정 총리는 지난 3일 치러진 수능 이후 방역 중요성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의 상향 필요성 등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잇달아 게시했다.

이날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확보 사항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절대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은 급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는 코로나 확산을 막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 총리는 최근 여권의 잠재적 대권 후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그는 총리 취임 300일을 기념해 지난달 10일 세종공관에서 진행한 출입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 '한국의 바이든' 이미지를 부각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데 대해 "시대정신은 통합과 실용"이라고 강조하며 본인의 강점에 대해 에둘러 알린 것 아니냐는 추측이 뒤따랐다.

정치권에서는 정 총리가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이후 총리직을 내려놓고 본격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