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오는 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그의 남편인 필립공도 몇 주 내에 백신을 접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 데일리메일은 5일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여왕 부부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백신 접종 순번이 올 때까지 대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지난 2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해 오는 8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정부가 마련한 지침에 따라 백신 접종은 요양 시설에 거주하는 노인과 직원을 시작으로 80세 이상 고령층과 보건·의료계 종사자가 다음 순서로 진행된다. 올해 94세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99세인 남편 필립공 모두 고령자로 비교적 순번이 빠르다.

왕실 측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개인적인 결정이고 사적인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여왕 부부의 백신 접종 사실을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부작용 등을 우려해 영국 안팎에서 일고 있는 백신 접종 거부 움직임을 완화하고 국민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한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7년 새로운 소아마비 백신이 나왔을 당시, 8살과 6살이던 찰스 왕세자와 앤 공주에게 백신을 맞혀 대중의 우려를 누그러뜨린 바 있다.

영국 정부는 지금까지 코로나19 백신 4000만회분을 사전 주문했고, 이중 80만회분이 다음 주부터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1인당 2회의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점은 감안하면 최대 2000만명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면역을 생성할 수 있는 분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