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의 모험...내년 해외여행 상품 예약 '날개'
2020-12-04 09:40
멈출줄 모르는 확산세에 '우려'하는 시선도
당초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 상용화 기대감이 급증하고, 아시아권 여행 규제 완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것도 영업 정상화에 불을 지폈다. 일부 국가가 '트래블 버블' 협약에 나서면서 기대감에 닫혔던 여행 심리가 열린 덕이다.
무엇보다 이들 여행사가 예약을 받는 상품의 출발 시기가 '내년'인 만큼 백신 보급이 활발해지면 걱정 없이 해외여행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한몫을 했다.
◆예약금 1만원에 '희망' 예약
내년 해외여행 상품 예약에 '물꼬'를 튼 여행사는 참좋은여행이다.
올해 초 불거진 코로나19 여파에 다수 여행사가 무급휴직이나 희망퇴직 등을 단행하며 고정비 줄이기에 주력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를 보였다.
이 여행사는 최근 임직원 회의를 열고 전 세계 398개 여행상품에 대한 판매에 나섰다. 근거리인 일본과 동남아뿐 아니라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여행지가 전부 포함됐다.
예약을 위해 기존 필수인력과 국내여행 담당 인력 50명에 더해 지역(국가)별 부서 영업팀장과 차석(선임 사원) 30여명을 출근토록 했다. 10여개월 간 '개점 휴업' 상태로 있던 사무실에는 정적을 깨우는 예약 벨 소리가 울렸고, 현재 예약 건수는 6000건을 훌쩍 넘어섰다.
참좋은여행은 트래블버블 체결 가능성이 높은 지역부터 해외여행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같은 아시아권이고 트래블버블 체결 가능성이 높은 홍콩과 일본·대만·싱가포르의 예약 가능 출발일이 내년 3월 1일로 가장 빠르다.
4월부터 동남아·호주·뉴질랜드·괌·사이판, 5월부터 중국, 6월부터 북유럽 일부 국가, 7월 15일부터 유럽과 북미·중남미 순이다.
◆여권만 있으면 예약 완료
참좋은여행에 이어 특수지역 전문여행사 비욘드코리아(대표이사 김봉수)도 희망여행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남미, 코카서스, 러시아 여행 상품 준비를 마치고 조기예약 시동을 걸었다.
역시 국내외를 통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출시·보급될 경우 내년 봄께면 본격적인 해외여행길이 열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비욘드코리아는 최근 참좋은여행이 스타트를 끊은 희망여행 프로젝트를 보고 출시를 더 늦추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업체는 내년 5월 이후 출발을 기점으로 중남미(멕시코 칸쿤·페루·볼리비아·아르헨티나 등)와 코카서스 3개국(조지아·아르매니아·아제르바이잔), 러시아 바이칼호수와 몽골 여행 상품에 대해 12월 1일부터 예약 접수에 나섰다.
특히 간소하고 즉각적인 예약 시스템을 통해 여행객의 여권을 제출하는 것만으로 예약이 가능하도록 했다.
전 상품에 세계 여행관광협회(WTTC)가 권고하는 안전여행 규약과 스탬프(Safe Travels': Global Protocols &Stamp for the New Normal)를 준수하는 조건의 항공편과 숙소 관광지를 최우선 적으로 채택해 여행의 완전 정상화 전에도 고객이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는 것이 비욘드코리아의 설명이다.
김봉수 비욘드코리아 대표는 "여행의 갈증이 2020년 올 한 해 억눌려 있었다. 하지만 이르면 내년 봄부터 여행이 가능해질 조짐"이라며 "중남미와 러시아, 코카서스 등을 시작으로 지역을 점차 더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11월을 기점으로 재차 거세진 확산세에 '3차 대유행'이 전국화하면서 이들의 행보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잖다.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가 다시 격상한 상황에서 향후 거리 두기 수준이 더 높은 단계까지 올라갈 수 있는 만큼 내년 해외여행 재개는 불투명하단 것이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 상용화 기대감이 해외여행 재개 기대까지 이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일부 국가에서 시행하기로 했던 '트래블 버블' 협약도 연기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세가 재차 거세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좀 더 지켜보면서 상품 예약을 재개하는 것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