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전시 부동산 광풍에… 궈수칭 "부동산이 회색코뿔소” 경고

2020-12-01 14:18
7월에 이어 선전시 또 다시 '부동산 붐'
금융당국자 직접 나서 '부동산 거품' 우려

중국 광둥성 선전 [사진=신화통신]

“부동산은 현재 중국 금융시장의 가장 큰 ‘회색코뿔소’다.”

궈수칭(郭樹淸) 중국 인민은행 당 서기 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급)은 최근 중국 14차 5개년 계획 관련 금융 보고서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만큼 중국 부동산 시장 거품이 위험 수위에 달했다는 의미다.

회색코뿔소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을 뜻한다. 발생 확률은 낮지만 나타나면 큰 충격을 준다는 ‘블랙스완’과 비교되는 경제용어다. 전문가들은 그림자금융, 부동산 거품, 부가업 부채를 중국 경제 3대 회색코뿔소로 꼽는데, 최근 선전의 부동산 광풍 등 현상으로 부동산 시장에서의 ‘회색코뿔소’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선전 부동산 광풍 다시 시작... 60평 아파트 분양가 34억원 달해
최근 ‘중국 부동산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에는 또 다시 부동산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중국 증권일보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선전시 화룬청룬시(華潤城潤玺) 아파트 단지 1171가구 분양 청약에는 1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몰렸다. 이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제곱미터(㎡) 당 13만2000위안(약 2224만원)인데, 가장 인기가 높았던 평수는 175㎡, 200㎡ 아파트로 2000만 위안이 넘는다. 우리돈 약 33억7000만원짜리 아파트가 가장 인기가 많았단 의미다.

이렇게 큰 돈을 주고서라도 아파트를 구매하는 이유는 인근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 당 18만 위안에 달하기 때문이다. 100㎡ 평수의 경우, 최소 500만 위안 싼값에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무주택자 우선 공급 매물인 이 분양 청약에는 ‘대리 분양’ 현상까지 나타났다. 아파트 청약이 시작되기 한달 전부터 온라인에 ‘공략법’이 돌아다녔을 정도다.

사실 선전의 부동산 시장 열기는 앞서 지난 7월에도 한 차례 뜨겁게 달아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중국이 시중에 내다 푼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중국 당국이 투기 억제를 위해 곧바로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지난 9~10월 집값 상승률이 둔화하는 등 효과를 보였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 평가다.
中 은행권 대출에서 부동산 대출 비중 39% 수준
지방 정부의 규제에도 선전의 부동산 광풍이 또 다시 나타나자 이번엔 중국 지도부가 직접 나서 부동산 거품 붕괴를 경고했다. 궈 주석은 “부동산 시장은 금융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현재 중국 금융시장의 가장 위험한 ‘회색 코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중국 전체 은행권 대출에서 부동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9%에 달한다”며 “채권, 주식, 신탁투자 등의 자금도 대거 부동산에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부동산 분양시장 광풍 억제에 엄격한 조치가 필요하다”라는 제하의 평론을 통해 선전의 화룬청룬시 아파트를 직접 거론하면서 비난에 나섰다.

신화통신은 “주택은 거주의 수단이지 투기의 수단이 아니다”라며 “주택 매매와 투기는 반드시 명확하게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